[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내년도 26조원에 육박하는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기후·에너지 정책의 무게 중심이 한층 강화될 전망입니다. 1일 기후에너지환경부의 2027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3조9737억원 늘어난 25조7319억원으로 편성했습니다. 환경 분야에 머물던 기후정책이 첨단산업 성장과 에너지 전환, 기후재난 대응까지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도 국가가 선제적으로 공급하는 등 관련 예산 1조9351억원(전력 1조5489억원, 용수 3862억원)을 배정했습니다. 수요유치형 변전소와 대규모 ESS, 전력품질 안정화 설비 등을 구축하고 호남·충청권 첨단산업단지에는 용수와 폐수처리 시설을 지원합니다.
안세창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획조정실장이 지난달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7년도 기후부 예산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생에너지 금융지원은 1조5108억원으로 133.1% 늘어납니다. 공장 지붕 태양광 융자는 4.4배 확대하고 가정형 태양광도 20만 가구로 늘립니다. 햇빛소득마을은 이차보전 방식으로 전환해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고 주민 참여를 확대한다는 구상입니다.
전기차 보급 예산은 2조1403억원으로 32.8% 증가하고 보조금 지원 물량은 30만대에서 43만대로 확대합니다. 영업용 차량 전환지원금을 도입하고 배달용 전기이륜차 추가 인센티브도 10%에서 50%로 높입니다.
다만, 전기차 정책은 새로운 과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보급 물량은 크게 늘리면서 충전 인프라 예산의 양적 확대보다 필요한 곳에 급속·완속 충전기를 배치하고 V1G·V2G 등 질적 개선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즉, 몇 대를 보급했느냐보다 얼마나 편리하고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녹색전환 분야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사업은 히트펌프입니다. 열에너지 전기화 예산은 157억원에서 859억원으로 447.1% 늘렸습니다. 단독주택에 이어 공동주택 실증까지 확대해 이른바 ‘가스배관 없는 아파트’를 추진한다는 구상입니다.
삼성전자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위치한 광주사업장 제2캠퍼스 내 2,132㎡ 규모의 'EHS 히트펌프 보일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8월19일부터 시험생산에 돌입했다. (사진=삼성전자)
기후재난 대응도 강화합니다. 강남역·광화문 대심도 빗물터널과 도림천 지하방수로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이동식 해수담수화 시설은 새로 도입합니다. 도시침수 예방 예산은 815억원으로 268.8% 늘립니다. 녹조 대응에는 5986억원을 편성하는 등 74.7% 늘립니다. 국가주도 녹조집중관리 사업도 1048억원 규모로 새로 추진합니다. 상수원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 지점은 5개소에서 28개소로 확대합니다.
환경 분야에서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정부 출연금이 100억원에서 2447억원으로 급증하고 폐배터리·희토류 등 순환경제 투자도 확대합니다. 아울러 약 2조7000억원의 지출 구조조정도 병행했습니다. 종료 단계에 들어선 노후 경유차 지원사업 등을 줄이고 새로운 기후·에너지 사업으로 재원을 이동시킨 것이 골자입니다.
한국전력에 대한 5000억원 출자와 취약계층 전기요금 복지·특례 지원 3500억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관건은 집행력입니다. 재생에너지·전기차·히트펌프가 실제 탄소감축으로 연결되는지, 첨단산업 전력·용수 투자가 지역 투자와 일자리로 이어지는지, 기후재난 예산이 실제 피해를 줄이는지 여부가 최대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안세창 기후부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예산안은 국회에 제출된 이후 심의·의결을 거쳐 오는 12월에 확정될 예정”이라며 “이번 예산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동하고 기후위기 시대에 녹색 전환을 이끌며 국민이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8월24일 이천시 장호원읍의 한 산지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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