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세제와 대출 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에서 벗어나 시장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주택 공급 역시 중앙정부가 단기 목표에 따라 입지를 결정하기보다 지방정부의 장기 도시계획에 맞춰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도 제기됐습니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7일 '집값 잡겠다며 국민 잡는 부동산 대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고동진 의원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개최한 '집값 잡겠다며 국민 잡는 부동산 대책' 토론회에서 세제와 대출 규제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교수는 "대출이 없는데 공급을 늘리면 그 공급으로 이뤄진 주택이 과연 일반 중산층의 손에 들어갈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해봐야 한다"며 "모든 것을 시장 중심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시가격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강남구에서 거래된 두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각각 약 13억원 수준이지만, 한 곳은 실거래가의 약 87%, 다른 곳은 약 50%가 공시가격에 반영돼 공시가격이 3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정 교수는 "누진적인 과세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세율에서 할 일"이라며 "공시가격은 주택의 시장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한 뒤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주택정책 충돌을 기관 간 갈등이 아닌 주택 공급계획의 권한과 역할을 둘러싼 문제로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교수는 "지방정부는 매일 현장에서 민원을 접하고 그 지역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며 "국토부 역시 그동안 이런 계획을 지방정부가 수립하도록 법과 제도를 만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둘러싼 갈등을 사례로 들며 단기적인 공급 확대가 기존 도시계획과 학교·공원 등 기반시설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중앙정부는 금융과 광역교통, 지방자치단체 간 조정 등 지방정부가 하기 어려운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라며 "공급 측면에선 서울보다 주요 고용 중심지와 접근성이 좋고 기반시설이 갖춰진 경기·인천 지역을 함께 개발하는 역할을 해달라"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규제와 과세 중심의 부동산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 시장은 "수요를 억누르는 규제로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은 그간의 부동산 정책을 통해 이미 뼈아프게 확인했다"며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도심 공급 확대를 강조했습니다.
서울 강남병을 지역구로 둔 고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시장 자율성을 살릴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 의원은 "한 집에서 오랫동안 살았을 뿐인데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소득이 끊긴 어르신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내라고 하고, 감당하지 못하겠으면 집을 팔라는 식의 정책이 과연 국민을 위한 부동산 정책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부동산 정책의 목적은 집을 가진 사람을 벌주는 것도, 강남에 산다는 이유로 더 많은 부담을 지우는 것이 아니다"라며 "집을 가진 국민에게는 평생 마련한 재산을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집이 없는 국민에게는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이 바로 정부가 지향해야 할 부동산 정책의 기본적인 방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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