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많게는 수천억 원대 예산을 주무르는 기상청 산하 공공기관과 재단법인에서 무자격자 채용부터 면접·서류 평가 기준 임의 변경까지 채용 부적정 사례가 매년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기상청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기상청 산하기관의 부실 채용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뉴시스)
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기상청으로부터 확보한 '2022년~2026년 8월 연도별 기상청 채용비리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세대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 △한국기상산업기술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기후센터 등 주요 산하기관에서 채용 절차를 부적정하게 운영한 사례가 적발됐습니다.
부실 채용이 가장 심각한 건 차세대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입니다. 지난 2022년, 채용 규칙과 다른 면접 평정표를 구성해 면접을 진행해 관련자 1명이 주의 조치를 받았습니다. 문제는 이후에도 반복됐다는 점입니다. 2025년에는 응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최종 합격시켜 임용했고, 퇴직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내부 출신 인사를 외부 심사위원으로 위촉했습니다. 관련자 2명은 견책 징계를 받았습니다.
올해도 채용 절차를 둘러싼 문제는 이어졌습니다. 최종 합격자의 임용 예정일을 변경하면서 내부 결재 등 수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채용 관련 개인정보 전자파일을 불필요해진 뒤에도 보관하다 현지 시정 요구를 받았습니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에서도 해마다 다른 형태의 채용 부적정 사례가 이어졌습니다. 2022년에는 서류전형에서 자격 요건 확인이 미흡했고, 교육 점수 평정 오류까지 발생해 관련자 2명이 각각 감봉 2월과 견책 처분을 받았습니다.
2023년에는 채용 규정과 다른 면접 동점자 처리 기준을 임의로 추가했고, 2024년에는 예비 합격자 선정을 부적정하게 처리해 잇따라 부서 주의를 받았습니다. 2025년에도 채용 심사위원 서약서 서식을 지키지 않아 부서 주의 조치를 받았습니다. 최종 합격 후보자의 제출 서류 진위를 검증하는 과정에서도 응시자 보호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절차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APEC기후센터도 지난 2022년 장애인 채용 가점과 응시자 구비 서류 기준에 혼선이 발생해 채용 지침과 인사관리 요령을 개정했습니다. 2025년에는 채용 관련 인사위원회 문서를 공개 처리해 절차를 미흡하게 운영했고, 관련자 1명이 주의 조치를 받았습니다. 세 기관 모두 부실 채용 반복에도 처분 수위는 대부분 주의나 견책 등 경징계에 그쳤습니다.
이들 기관이 적지 않은 혈세로 운영된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은 올해 정부로부터 2038억9400만원의 출연금을 받았습니다. 차세대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은 121억7200만원, APEC기후센터는 61억6300만원이 각각 출연금으로 책정됐습니다. 세 기관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만 2200억원을 웃돕니다.
이에 김 의원은 "공정성과 투명성이 생명인 공공기관 채용에서 자격 미달자가 합격하고 면접과 서류 평가가 제멋대로 엉터리로 진행된 것은 청년들의 구직 기회를 빼앗는 매우 심각한 범죄적 행태"라며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기상청의 무너진 채용 시스템을 뿌리부터 바로잡고, 추락한 공정성을 회복할 특단의 대책을 반드시 끌어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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