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울산시가 3년 전 청사 보안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관련 일감이 특정 업체로 쏠렸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배경을 두고 의심의 눈초리도 커졌습니다. 거래 실적이 없던 업체가 출입통제시스템 사업을 발판으로 보안·시설관리 분야에 진출한 뒤 기존 업체가 수행하던 정기 용역까지 가져갔습니다. 이후 수년간 해당 업체 중심의 독식 구조가 굳어지면서 지역 내에서는 ‘윗선 개입에 인한 몰아주기’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9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시 청사 무인경비·출입통제 업무를 독점하고 있는 A사는 2023년에 물품·공사·용역 8건, 6897만3900원 규모의 일감을 한꺼번에 따냈습니다. 기존 관리업체였던 B사의 같은 해 실적은 3건·3024만원으로, 금액 기준으로 A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한 해 전인 2022년까지만 해도 A사와 울산시가 맺은 계약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계기는 민선 8기 때 역점 추진한 청사 보안 정책이었습니다. 울산시는 2023년 불법 시위자와 주취자, 판매원 등의 무단출입을 막겠다며 출입 관리를 강화했습니다. 개방 구역과 업무 구역을 나눠 직원 안전을 확보하고 행정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이를 위해 본관 7개소에 스피드게이트를 설치해 2023년 5월부터 운영했습니다. 울산 자치단체가 청사 출입통제시스템을 도입한 첫 사례였습니다. 당시 울산시가 밝힌 관련 예산은 2억1000만원이었습니다.
울산시는 스피드게이트 등 하드웨어를 조달 구매 방식으로 확보했습니다. 그러면서 장비 연동을 위한 출입통제시스템 구축·설치 공사는 따로 발주했습니다. 해당 공사의 계약 상대자로 A사를 선정해 2117만5000원에 1인 견적 수의계약을 체결했니다. 이는 A사가 울산시청 관련 업무에 진입하는 단초가 됐습니다.
울산시청이 민선8기 때인 2023년 본청 1층 로비에 설치한 스피드게이트. (사진=뉴스토마토)
이후 A사의 수주가 빠르게 늘었습니다. 같은 해 주차동과 1별관 승강기, 직원 쉼터, 전기실 보안카메라 설치 사업을 잇달아 맡았습니다. 복합혁신센터와 옛 상수도사업본부 중부사업소의 무인경비 용역도 따냈습니다. 대회의실 스피커 구매까지 A사에 돌아가면서 보안시설뿐 아니라 청사 관리와 관련한 여러 영역으로 거래가 확대됐습니다.
이듬해에는 B사가 맡아온 정기 업무마저 A사로 넘어갔습니다. B사는 이전까지 청사 무인경비시스템과 복무관리시스템, 출입통제시스템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통상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는데, 만료 시점에 세 사업의 차기 수행자가 모두 A사로 바뀌었습니다. 신규 시설 설치를 계기로 등장한 회사가 기존 시스템의 관리 업무까지 넘겨받은 셈입니다.
A사는 2023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26건, 1억9742만3900원 규모의 물량을 확보했습니다. 반면 울산시 회계과 집계에서 B사의 이름은 2024년부터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에 따라 청사 보안·시설관리 업무는 A사로 사실상 단일화됐습니다.
연도별 체결 건수만 보면 A사는 8건에서 7건, 6건, 5건으로 감소했습니다. 쪼개져 있던 개별 사업이 하나로 묶이면서 집계상 숫자는 줄어든 겁니다. 울산시청이 올해 A사와 맺은 계약의 과업 수행 기간은 기간은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입니다. 금액은 건수와 다른 흐름을 보였습니다. 올해 건수는 지난해보다 1건 적지만 전체 액수는 434만4000원, 11.5% 늘었습니다. 여러 과업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건수는 감소했지만 일감의 규모는 오히려 커진 겁니다.
지역 내에서는 일련의 계약 상대자 변경이 실무선의 판단만으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자의 과업 수행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는데도 A사가 진입한 직후 정기 용역의 수행 주체까지 일제히 바뀐 것은 통상적이지 않다”라며 “윗선의 간섭이 없으면 계약이 한꺼번에 특정 업체로 넘어갈 수 없다”고 의심했습니다.
울산시는 당시 업무를 맡았던 담당자가 바뀌고 시간이 흘러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울산시청 회계과 관계자는 “계약 부서가 독단적으로 업체를 선택하지 않는다”며 “각 사업부서의 요청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는 통상적인 구조에 비춰볼 때 A사 역시 관련 부서의 요청에 따라 계약 상대자로 선정됐을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사업부서가 A사를 요청했고, 어떤 판단 기준을 적용해 기존 업체 대신 새로운 회사를 선정했는지는 밝히지 못했습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본청뿐만 아니라 직속 기관과 사업소 등에서도 같은 기간 특정 업체와 무더기로 계약을 체결했다”며 “울산시는 당시 업체 선정 기준과 계약 상대자 변경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울산=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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