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울산시가 민선8기 때 추진한 ‘폰툰보트’ 사업이 태화강 일대 교량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안전성을 제대로 따지지 않은 탁상행정이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혈세를 낭비할 뻔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16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시는 올해 2월부터 ‘태화강 뱃길활용 관광순환코스 개발사업’ 설계용역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는 민선8기 역점사업으로, 태화강국가정원과 삼산·여천매립장 사이 6㎞에 뱃길을 내고 폰툰보트를 띄우는 게 골자입니다. 폰툰보트는 부유체 위에 평평한 갑판을 얹은 수상레저 선박입니다.
설계용역에서는 태화강 위에 놓인 6개의 교량 아래 강바닥 수심을 확인하기 위한 측량이 진행됐습니다. 보트가 통과하는 항로를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해당 교량은 울산교와 태화교, 학성교, 철도교, 명촌교, 번영교 등 입니다.
보트를 띄우려면 최소 1.5m를 유지해야 하지만 일부 구간은 썰물 때 강바닥이 드러날 만큼 얕았습니다. 특히 울산교 아래 수심은 90㎝에서 1m 안팎에 그쳤습니다. 최소 깊이를 맞추려면 통상 50~60㎝를 더 준설해야 하고, 갈수기 일부 지점은 1m 이상 파내야 합니다. 태화교도 운항 기준보다 약 70㎝ 부족했습니다.
준설은 곧 안전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울산교는 교각 중심 간 거리가 12m, 실제 통과 공간인 내폭은 약 11m에 불과합니다. 폭 5m인 보트 두 척이 한 항로에서 마주 지나갈 수 없어 오가는 물길을 따로 내야 합니다. 이 때문에 3개 교각의 기초가 굴착 영향권에 놓입니다.
한 차례 공사로 끝낼 수도 없습니다. 태풍이나 집중호우로 토사가 쌓이면 깊이를 측정해 기준에 미달한 구간을 되풀이해 파내야 합니다. 그때마다 중장비가 투입돼 노후 교각에 굴착과 진동의 부담을 더하게 됩니다.
재정 부담도 늘어납니다. 총사업비는 48억원으로, 올해 확보한 준설 예산만 10억원입니다. 집중호우 때마다 측량과 정비에 추가 지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실제 유지비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울산시가 지난 2025년 6월 태화강수상스포츠센터에서 삼산·여천매립장 입구까지 구간에서 폰툰보트를 시범운항하고 있다. (사진=울산시청)
위험과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수송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12인승 보트에서 조정수와 안전요원을 제외하면 승객은 10명에 그칩니다. 계획대로 15대를 편도 40분인 노선에 투입해 15분 간격으로 하루 8시간 운행해도 최대 이용객은 320명에 불과합니다. 당시 울산시는 보트를 정원박람회기간 수상 수송 수단으로 활용하겠다고 했지만, 따져보니 국제행사의 연계 교통수단으로 보기 어려운 규모로 확인된 겁니다.
결국 울산시는 교량 안전과 반복 준설, 낮은 수송 능력을 고려해 사업을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준설비 10억원은 결산추경안에서 감액할 방침입니다. 보트 구입과 계류장 조성비는 아직 편성되지 않았습니다. 본공사와 선박 구매 전에 사업을 중단해 추가 지출은 막았지만, 이미 용역비 1억원과 행정력을 소모한 상태입니다.
울산시청 관계자는 “6개 교량 모두 노후화된 데다, 일부 교각 주변에서는 토사가 쓸려나가 기초 일부가 파이는 ‘세굴 현상’까지 발견됐다”며 “추가적인 위험과 경제성 등을 감안해 뱃길 개발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울산=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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