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안심신탁 포스터. (사진=주택도시보증공사)
[뉴스토마토 박선영·이수정 기자] 주택공급과 임대차 안전망을 둘러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역할이 기존 보증업무를 넘어 주택사업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여파 속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HUG는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분양·프로젝트파이낸싱(PF)·전세보증에 든든전세와 전월세 안심신탁 등을 더하고 있습니다. HUG가 내세운 '주택공급·주거금융 공공플랫폼' 구상도 구체화하는 모습입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UG의 올해 6월 말 보증잔액은 683조154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24년 654조9531억원에서 지난해 666조5371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신규 보증발급액은 146조9858억원입니다.
HUG는 분양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분양보증을 비롯해 PF, 정비사업, 하자보수, 전세보증 등 주택사업과 임대차시장 전반에서 보증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택공급을 위한 자금 조달부터 분양계약자 보호, 입주 이후 하자보수와 임대차 보증까지 여러 단계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결산 기준 자산은 9조1000억원, 자본은 7조4718억원이며 정부 지분율은 90.7%입니다.
전세사기 후폭풍…3년 적자 뒤 지표 반등
HUG의 재무실적 악화는 전세보증 사고가 급증한 2022년 이후 두드러졌습니다. 전세보증금 반환사고가 늘면서 임대인을 대신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지급하는 대위변제가 증가했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졌습니다.
HUG는 2022년 4087억원, 2023년 3조8598억원, 2024년 2조51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3년간 누적 순손실은 6조7883억원입니다.
지난해에는 흐름이 달라졌습니다. HUG의 2025년 당기순이익은 1조574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습니다. 전체 보증사고액은 2024년 8조2677억원에서 지난해 4조1987억원으로 49.2% 줄었고, 같은 기간 대위변제액도 6조940억원에서 3조4840억원으로 42.8% 감소했습니다.
반면 채권회수액은 2024년 1조5186억원에서 지난해 2조1766억원으로 43.3% 늘었습니다. 보증사고와 대위변제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과거 HUG가 대신 지급한 보증금의 회수 규모는 증가한 것입니다.
자본은 2023년 2조995억원에서 2024년 4조9409억원, 지난해 7조4718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이 기간 정부 출자도 이뤄졌습니다. HUG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급도 3년 연속 D등급에서 2025년도 B등급으로 두 단계 올랐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든든전세·안심신탁까지…사업 범위 확대
재무지표가 반등하는 사이 HUG가 담당하는 사업 영역도 넓어졌습니다. 올해 든든전세주택 공급 목표는 3600가구입니다. 주택사업금융보증 잔액은 2024년 17조5972억원에서 지난해 24조5980억원, 올해 6월 29조907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2024년 말과 비교하면 1년 반 사이 11조4935억원 늘었습니다.
주택공급을 지원하는 보증상품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HUG는 지난 7월 LH와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협약을 맺은 민간사업자의 건설공사비 조달을 지원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금융보증'을 출시했습니다. 민간사업자의 사업비 대출 원리금 상환을 보증해 공공주택 공급 과정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상품입니다. HUG의 해당 금융보증 출시 사실은 공식 자료에서도 확인됩니다.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는 "HUG의 보증 역할이 확대되고 대안 금융 수단이 늘어나는 것은 업계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보증 요건 등도 이전보다 개선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대차시장에서는 '전월세 안심신탁'이 새롭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기존 전세보증이 보증사고 발생 이후 보증이행을 통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라면, 안심신탁은 임차보증금을 신탁 구조로 사전에 관리해 미반환 위험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HUG도 전월세 안심신탁을 별도 사업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분양보증과 PF 등 주택공급 금융에서 전세보증과 든든전세, 안심신탁까지 역할이 넓어지는 만큼 위험관리 체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았습니다. 지난 7월 감사원 정기감사에서는 PF보증 심사와 보증료 산정, 채권관리 과정의 일부 문제점이 지적됐습니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HUG가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 자체는 긍정적"이라면서도 "과거 전세보증 확대 과정에서 큰 부담을 겪었던 만큼 어느 정도 규모와 금액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관석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HUG의 역할 확대를 '도전적인 시도'로 평가했습니다. 황 연구위원은 "위험관리 체계가 잘 갖춰진다면 공공플랫폼으로서 HUG가 갖고 있는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 기능까지 확대하려면 금융기관에 준하는 리스크 관리 시스템과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PF보증 하나를 결정할 때도 사업 위험을 평가해야 하는 만큼 역할이 커질수록 보다 보수적인 위험관리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