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공사비에 재건축 '빨간불'…분담금 급증·공급 차질 우려
2026-10-13 15:04:42 ㅣ 2026-10-13 15:44:40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공사비 증액이 잇따르면서 정비사업 전반에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에 금융비용, 고급화 설계 경쟁까지 맞물리며 건설사들이 기존 계약금액을 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증액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계약 해지 시도와 소송으로 번지는 데다, 불어난 사업비가 조합원 분담금으로 전가되면서 사업 추진의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장위10구역과 흑석11구역 등 5개 정비사업장에서 공사비를 총 1조1000억원 넘게 올렸습니다. GS건설이 시공하는 구미 원평2동 재개발은 계약금액이 4333억원에서 6063억원으로 40% 가까이 늘었고, 대전 도마변동3구역도 전체 공사비가 1000억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공사비 상승에는 여러 요인이 겹쳐 있습니다. 자재비와 인건비가 오른 데다 유가와 환율 부담이 더해졌고, 주 52시간제와 안전기준 강화로 공기가 길어지면서 금융비용도 커졌습니다. 커뮤니티 시설과 특화설계 등 단지 차별화 경쟁도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올해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며 8월 138.74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 안팎으로 오르면서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공사비지수가 올해 6.5%에 이어 내년에도 5%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토지비를 제외한 정비사업비에서 공사비 비중이 65~75%에 달하는 만큼, 공사비 인상은 곧바로 사업성 악화로 이어집니다.
 
증액 폭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가 정면으로 맞선 현장도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 마천4구역에서는 현대건설이 3834억원이던 공사비를 6733억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3.3㎡당 기준으로 584만원에서 959만원으로 60% 넘게 올리는 수준입니다.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은 공사비 갈등으로 시공사 교체까지 시도했지만, 법원이 총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하면서 DL이앤씨가 본안 판단 전까지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DL이앤씨는 9849억원이던 공사비를 1조8479억원으로 88% 올리는 안을 제시했고, 조합은 한국부동산원 검증을 통해 이를 낮추겠다는 입장입니다.
 
부담은 결국 조합원에게 돌아옵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 보유자가 같은 면적을 배정받을 때의 예상 분담금은 지난해 9월 1억8000만원에서 지난달 4억3000만원으로 1년 새 두 배 넘게 뛰었습니다. 여의도 수정아파트와 압구정3구역에서도 동일 면적 기준 5억~7억원대 분담금이 예상됩니다. 분양가를 높이기 어려운 노원·강북 등 외곽 지역은 늘어난 비용을 일반분양 수익으로 메우기 어려워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큽니다.
 
제도 개선 논의도 진행 중입니다. 서울시는 SH공사를 통한 공사비 검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국토교통부는 분쟁 중재 기구 신설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분쟁이 생긴 뒤 조정하는 데 그치지 말고 계약 단계부터 공사비 변동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물가지수 연동 등 조정 기준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담고, 용적률 인센티브로 사업성을 보완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내년에도 공사비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갈등을 줄이고 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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