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국도화학, 원가 잡으려 BPA 인수 추진…불어난 차입금은 부담
대산공장 인수 협상 막바지…1조원대 자금 소요 추정
운전자금·설비투자 부담…총차입금 44.4% 늘어
원가 부담 덜어도 인수 자금 조달이 최대 관건
2026-10-22 07:30:00 ㅣ 2026-10-22 07:3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20일 17: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국도화학(007690)이 LG화학(051910) 대산공장의 비스페놀A(BPA) 사업 인수 조건 협상을 막바지에 두고 원재료 조달부터 에폭시 생산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에폭시의 원재료인 BPA 매입 가격이 3년 새 31.2% 급등해 수익성 하방 압력이 커진 만큼 생산거점 확보로 원가 부담을 낮추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인도 에폭시 생산법인 증설 등 투자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이미 악화된 상태에서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인수 자금까지 더해지면 재무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국도화학)
 
BPA 매입단가 3년 새 31.2% 급등…원재료 내재화 속도 낼까
 
20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국도화학이 LG화학 대산공장의 비스페놀A(BPA) 사업 인수 조건 협상을 마무리 단계에 두고 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원재료 조달부터 에폭시 생산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BPA는 폴리카보네이트와 에폭시수지의 원료로 쓰이는 범용 석유화학 제품이다. 대산 BPA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16만 5000톤(t)이다.
 
거래는 두 단계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국도화학과 LG화학이 지분을 절반씩 보유한 합작법인(JV) 형태로 운영하고, 이후 3년에 걸쳐 국도화학이 LG화학의 잔여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방식이다. 국도화학은 올해 4분기 중 이사회에서 인수안을 승인하고, 최종 거래 규모를 확정할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가 등 업계에서는 거래 규모를 1조원대로 추정한다.
 
인수 배경으로 BPA를 외부에서 조달하면서 커진 원가 부담이 꼽힌다. 국도화학의 원재료 매입 단가는 kg당 2023년 1341원에서 올해 상반기 1759원으로 31.2% 급증했다. 이러한 원재료 부담 속에 매출은 확대됐지만 수익성은 떨어졌다. 올해 1분기 매출은 4139억원으로 전년 동기 3191억원보다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3억원으로 20.2%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잠정 영업이익도 48억원으로 전년 동기 108억원 대비 55.3% 줄었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이 판매가격에 전가되지 못한 데다 중국발 에폭시 공급과잉과 건설·도료 등 전방산업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BPA 생산거점을 확보하면 외부 조달로 불어난 원재료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4월 에폭시 생산설비 확장을 마치고 상업가동에 들어간 인도 생산법인과 연계한 수직계열화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다. 대외 환경도 우호적이다. 유럽연합(EU)은 중국·대만·태국산 에폭시에만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한국산은 제외했다. 미국은 한국산에도 반덤핑 관세를 매기지만 국도화학의 덤핑마진은 5.68%로 대만(10.93~28.13%) 등 일부 경쟁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국도화학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대산공장 BPA 사업 인수는 현재 협의 중인 조심스러운 단계라 인수 시점 등 구체적으로 알릴 수 있는 내용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운전자금·차입 부담 확대 속 인수 자금 마련 '관건'
 
다만 국도화학이 BPA 생산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경우 재무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인도공장 증설 등 사업 확장으로 운전자금과 차입 부담이 이미 불어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말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은 5121억원으로 지난해 말 3722억원보다 37.6% 늘었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도 2536억원에서 2954억원으로 16.5% 증가했다. 인도 생산법인의 규모가 커지면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 운전자금 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운전자금이 현금화되지 못하면서 현금흐름도 저하된 상태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682억원으로 전년 동기 145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OCF는 2023년 1143억원에서 지난해 90억원으로 92.1% 줄었다.
 
여기에 인도공장 증설에 따른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이 겹치면서 잉여현금흐름(FCF)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771억원의 대규모 CAPEX가 단행됐고 이로 인해 같은 기간 연평균 FCF는 -17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FCF 역시 운전자금 부담으로 인해 -858억원으로 대규모 적자 상태다.
 
자체 현금창출력이 약화되면서 차입 부담도 커졌다. 올해 상반기 말 총차입금은 8188억원으로 지난해 말 5670억원보다 44.4% 늘었고 이로 인해 부채비율은 125.2%로 25.6%포인트 상승했다. 유동성 지표도 나빠졌다. 올해 상반기 말 단기성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 포함)은 6253억원인 반면, 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3912억원으로 단기성차입금을 크게 밑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에서 1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는 LG화학의 BPA 사업을 인수하면 현금 유출과 차입 부담이 커지면서 재무구조가 한층 나빠질 수 있다. 다만 국도화학은 인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초기에는 해당 법인 지분을 절반만 확보하고, 향후 3년간 나머지 지분을 점진적으로 인수할 계획이다. 더불어 이번달부터 한국산 에폭시 수출 가격이 톤당 2860달러로 오르기 시작한 만큼 수익성 개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BPA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을 줄이려면 본업의 영업 체력을 개선해 자체 자금 조달 능력을 키우고 차입 부담을 낮출 자구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국도화학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증권가나 업계에서 추정하는 1조원대의 거래 규모는 근거가 없는 내용"이라며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로 CAPEX가 불어나 재무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만약 인수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해도 재무구조에 크게 악영향이 없을 것"이라 설명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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