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중동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정유 수출마진이 치솟은 데다 윤활유 사업이 한 분기 만에 과거 연간 최대 이익을 넘어서며 실적을 끌어올렸습니다.
SK이노베이션 울산 CLX(컴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8조7738억원, 영업이익 3조7043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습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5856억원)보다 3조1186억원 늘며 6배 넘게 뛰었고, 전분기보다도 2170억원 증가했습니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3834억원 줄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8조1819억원 늘었습니다. 시장 기대치도 크게 웃돌았습니다.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2조8606억원이었는데 실제 영업이익은 이보다 29.5% 많았습니다.
실적을 이끈 건 정유입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가 깨진 뒤 중동 정유설비 가동률이 떨어졌습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과 러시아의 경유 수출 제한까지 겹치며 석유제품 공급이 빠듯해졌습니다.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 수요까지 더해지며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SK에너지 영업이익은 1조205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546억원 늘었습니다. 2분기 정기보수를 마치고 가동량이 회복된 점도 보탬이 됐습니다.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는 영업이익 1조906억원으로 분기 최대치를 새로 썼습니다. 중동발 기유 공급 차질로 높은 스프레드가 이어진 덕분입니다. 2022년 기록한 역대 최대 연간 영업이익(1조712억원)을 단 한 분기 만에 넘어섰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정유사 HF싱클레어와 그룹Ⅲ 윤활기유 장기 공급 계약을 맺으며 북미 유통망도 넓혔습니다.
화학 사업도 힘을 보탰습니다. 역내 파라자일렌(PX) 설비 정기보수와 휘발유 가격 강세로 PX와 벤젠 스프레드가 확대됐습니다. 이에 SK지오센트릭은 86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SK인천석유화학도 2703억원의 흑자를 거뒀습니다.
SK이노베이션 E&S는 전력도매가격(SMP) 상승과 장기계약 LNG 도입 효과로 영업이익 774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분기보다 6685억원 늘어난 규모입니다. SK어스온은 베트남 15-1/05 광구 ‘황금낙타’ 구조에서 첫 원유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반면 배터리 사업을 하는 SK온은 판매량 감소와 전분기 일회성 수익에 따른 기저효과로 80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다만 SK온은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습니다. 미국 네오볼타와 약 9GWh 규모 ESS용 리튬인산철(LFP) 파우치셀 공급계약을 맺었고
엘앤에프(066970)와
포스코퓨처엠(003670)으로부터 ESS용 LFP 양극재를 조달하기로 했습니다.
4분기에도 정유 강세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회사 측은 주요 정유설비 정기보수와 주요국 수출 제한에 동절기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시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윤활유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려 기유 공급 차질이 완화되면 지금의 높은 스프레드가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급락할 가능성도 변수로 꼽았습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으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과 가격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석유제품 등의 안정적 국내 공급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사업별 운영 효율 제고와 본원적 경쟁력 강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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