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슈퍼바이저 컬리지' 도입한다
신한銀 첫 대상.."은행 해외진출 증가로 현지 당국과 협력 강화 필요"
2011-04-26 12:54:08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황인표, 송지욱 기자] 시중은행의 해외진출이 많아지면서 금융감독원이 신한은행을 대상으로 '슈퍼바이저 컬리지(Supervisor College, 감독 연합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26일 금융감독원 관계자에 따르면 금감원은 시중은행들의 해외 진출을 돕고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이같은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슈퍼바이저 컬리지'란 해외 진출 은행에 대해 본국과 주재국 금융당국이 연합해 해당 은행을 관리 감독하는 걸 말한다. 그동안 해외 진출은행들은 본국과 주재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따로 감독을 받아왔다.
 
신한은행이 첫 대상이 된 것은 사무소나 지점이 아닌 해외 현지법인이 시중은행 중 제일 많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14개 국가에 53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데 이 중 현지법인이 10여 곳에 이른다.
 
신한은행 해외 법인 현황
유럽신한은행
신한카자흐스탄은행
신한크메르은행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
SBJ은행(일본)
홍콩IB
신한비나은행(베트남)
신한베트남은행
캐나다신한은행
아메리카신한은행
 
(자료 : 신한은행)
 
감독당국은 신한은행에 이어 해외 네트워크망이 제일 넓은 외환은행을 대상으로 수퍼바이저 컬리지를 시행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국에서는 스탠다드차타드를 대상으로 운영 중이고 중국 공상은행도 대상"이라며 "한국 당국이 보는 해외 진출은행의 경영상태는 이러이러한데 현지 당국이 보는 문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양국 당국이 모여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부터 신한은행을 대상으로 시작하고 노하우를 쌓아서 점점 늘려 갈 것"이라고 말했다.
 
◇ "해외진출 많아지면서 감독 강화 필요"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9개 은행이 총 27개의 해외점포를 만들 예정이다. 작년 11월 은행법이 개정되면서 앞으로 국내 은행은 국외 점포를 만들 때 사전 협의 없이 원칙적으로 사후 보고만 하면 된다.
 
 
<2011년 은행 해외 진출 계획>
 
 
국민 하나 신한 우리 외환 기업
5 4 3 3 3 3
 
 
(자료 : 금융감독원 / 법인, 지점, 사무소 포함)
 
 
은행들이 이렇듯 적극적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신용카드 등으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동남아 등 이머징 마켓을 대상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 중이다. 자연스럽게 관리 감독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5년전만 해도 3%에 달하던 국내은행 순이자마진(NIM)이 2%로 주저앉으면서 해외진출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금융이 저발전된 아시아 국가에 지점, 사무소가 아닌 현지 은행 인수 등 적극적 전략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해외 진출 은행들이 국내 규제에 묶여 상품과 서비스를 마음대로 제공할 수 없는 점도 아쉬운 사항으로 지적됐다. 해외 은행 지점들은 해당국과 국내 규제를 이중으로 받다보니 홍콩, 싱가포르처럼 규제가 많지 않은 곳에서도 자유로운 영업활동이 어렵다. 실제로 홍콩의 한국계 은행 관계자는 "다른 나라 은행이 하는 투자활동을, 우리는 국내 규제를 이유로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슈퍼바이저 컬리지가 도입되면 국내 규제에 묶여 해외 진출한 현지 은행들이 제공할 수 없던 상품과 서비스에도 일정 정도 제약이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지난 2009년 9월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은 "금융안정위원회(Financial Stability Board, FSB) 에서 논의되고 있는 주제 중 다국적 은행에 대한 감독문제가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며 "본국 당국과 주재국의 감독당국이 일종의 연합체, 즉 슈퍼바이저 컬리지를 구성하는 감독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말했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작년 11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제적으로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를 줄이기 위한 규제 개혁들이 얘기된다"며 "위기관리그룹(supervisory college) 을 통한 효율적 감독도 논의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뉴스토마토 송지욱 기자 jeewoo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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