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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은 부부경영시스템, 문제많은거 인정한다"
이화경 오리온 사장, 남편 담철곤 회장 선처 호소
2011-08-09 18:35:43 2011-08-09 18:36:17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부인이자 오리온그룹 사장인 이화경씨가 그룹 경영시스템에 문제가 많았음을 시인하면서 남편의 선처를 호소하고 나섰다.
 
9일 서울지방법원 제25형사부(한창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이화경 사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오리온그룹만의 독특한 경영시스템을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이 사장은 법정에서 "오리온 그룹은 대주주이자 선대 회장의 딸이었던 나와 남편인 담철곤 회장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부부경영시스템"이라면서 "남편은 회장이면서도 나 때문에 권한을 수행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어 "남편은 제과와 해외사업부문, 나는 신성장사업 부문을 맡았다"면서 "이 과정에서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게 되었고 이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지게 되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사장은 "대기업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고 준법경영이 부족했다"는 재판장의 질책에 "인정한다"며 그룹의 문제점들을 시인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서 이 사장은 오리온 그룹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담 회장의 존재 때문이라면서 담 회장의 선처를 호소했다.
 
이 사장은 "오리온이 지금처럼 해외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담 회장 때문"이라면서 "오리온의 임직원들이 탄원서를 제출할 정도로 오리온 가족 모두가 담 회장의 경영 복귀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마지막으로 현재의 소회를 밝혀보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남편은 피고석, 나는 증인석에 있는 이 상황이 너무나 마음 아프다"면서 "차라리 내가 피고석에 앉아있는 것이 오리온에는 더 도움이 될텐데"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담 회장은 부인인 이 사장이 증인석에 들어설 때부터 재판 내내 눈물을 닦아내는 모습이었다.
 
담 회장은 비자금 160억원을 포함해 30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유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배임)로 구속 기소됐으며 법정에서 횡령, 배임 혐의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이 사장은 오리온 비자금 조성에 직접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고 남편이 구속된 점, 그룹 경영상의 필요성, 건강이 악화 된 점 등을 고려해 입건유예됐다.
 
뉴스토마토 최현진 기자 thelight0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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