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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적합업종 선정..식품업계 차분, 실효성은 "글쎄요"
2011-09-28 16:26:43 2011-09-28 16:27:41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동반성장위원회가 27일 1차로 중소기업 적합업종 16개를 발표했으니 해당 제품을 생산하던 기업들은 의외로 차분한 반응이다.
 
식품업계에서는 논란이 됐던 고추장, 간장, 된장 외 장류 등이 '확장자제'(대기업이 운영하는 사업을 더 키우지 않도록 하는 것)  품목에 포함됐지만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무덤덤한 분위기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적합업종 선정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던지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적대적 M&A 자제` 수용.. 큰 변화 없어
 
확장자제에 해당된 식품류는 순대, 청국장, 고추장, 간장, 된장, 막걸리, 떡 등이다.
 
동반성장위는 고추장, 간장, 된장은 대기업의 정부 조달 시장 진입을 자제하고, 저가 제품 시장에서는 사업을 철수하도록 했다.
 
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공격적 인수합병(M&A)을 자제하고 대기업간 과도한 판촉활동도 자제토록 권고했다.
 
고추장, 된장, 쌈장 분야에서 '해찬들'로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CJ제일제당(097950)은 이번 결정에 따른 큰 변화는 없을 거란 반응이다.
 
이 회사는 장류 품목에서 한해 2500억~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도 정부 조달시장에는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고, 초저가 제품은 없기 때문에 당장 변화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저가 제품과 고가 제품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율은 계속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과 함께 장류시장 점유율 45%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대상(001680) 역시 이번 결과 발표로 인해 당장 큰 변화는 없는 분위기다.
 
대상 관계자는 "B2B(기업간거래)에서 초저가로 분류된 시장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초저가에 대한 기준도 확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크게 타격을 받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적대적 M&A의 경우 자제하라는 권고사항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대상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의 경우 해찬들을 인수해 고추장 사업을 키워왔지만 대상은 자체적으로 연구소를 설립해 고추장을 만들어온 만큼 앞으로도 M&A보다는 자체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은 지난해 기준 연간 매출액 1조2000억원 가운데 장류에서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그 가운데 고추장 매출액이 1500억원에 이른다.
 
간장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샘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샘표 관계자는 "초저가 가격 등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은 추이를 지켜보자는 게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샘표는 연 매출액이 2000억원 가량이며 간장 제품 매출액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워홈은 순대와 청국장이 각각 확장자제 품목으로 선정됐지만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인 만큼 큰 영향이 없다는 분위기다.
 
◇ "고가 기준 모호 효력의문" vs "해외 R&D차질 우려"
 
정영태 동반위 사무총장은 "장류는 저가 품목을 제외하고는 생산이 가능토록 했다"면서 "저가의 범위는 다음에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동반 성장위의 결정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데다 권고 대상인 대기업의 기준도 모호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제품 등에 관한 기준이 애매해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업계는 대기업의 사업 자제에 대한 부담의 목소리도 섞여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의 대기업에 대한 과도한 사업규제는 해외시장 진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내수시장에서의 기반을 바탕으로 해외에 연구개발(R&D) 기반을 마련, 시장 확대를 이어가야하는데 내수 시장에서 발목이 잡히면 수출길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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