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에어컨, 내년 '같은 목표·다른 전략' 눈길
김연아 vs 조인성, 에어컨 광고전서 '격돌'
2011-12-26 11:48:32 2011-12-26 11:50:23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국내 에어컨 시장 1위를 다투는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가 상반된 마케팅 전략을 펼쳐 눈길을 끈다.
 
삼성은 기존 에어컨 광고 모델과 재계약을 체결하고, LG는 신제품 이미지에 부합하는 새로운 모델로 교체하는 엇갈린 전략으로 내년 에어컨 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펼친다.
 
LG전자는 휘센 에어컨 새 모델에 배우 조인성을 발탁했다고 26일 밝혔다.
 
새 광고에서 조인성은 기존 모델인 체조요정 손연재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LG전자는 두 모델이 출연한 새 TV 광고를 내년 초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엔 배우 송승헌, 올해는 수영선수 박태환을 각각 자사 에어컨 모델로 발탁했으나, 내년도 출시할 신제품의 이미지에 맞는 새 얼굴이 필요해 조인성을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공군을 제대한 조인성은 최근 맥주와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도어 등 영역을 넘나드는 다양한 텔레비전(TV) CF(Commercial Film) 출연을 통해 주가를 올리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박태환 선수와의 계약이 만료되기도 했고, 휘센 에어컨 신제품에 맞는 새 이미지를 물색하던 중 배우 조인성을 발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자사 에어컨의 메인 모델로 피겨요정 김연아와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은 4년 연속 김연아를 모델로 기용하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를 거듭할 수록 놀랄만한 성과를 보여주는 김연아의 활약에 더해 올해 스마트에어컨이라는 신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해냈다"고 재선정 배경을 밝혔다.
 
이렇듯 삼성은 '김연아 굳히기', LG는 '조인성 교체'라는 다른 카드로 에어컨 시장 경쟁에 돌입했지만, 목표는 하나같이 1위 수성 또는 탈환이다.
 
지난 40년간 에어컨 시장에서 지존으로 군림해온 LG전자는 최근 삼성전자의 급부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난 2009년엔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삼성에 뺏기기도 하는 등 양사가 수년째 점유율을 놓고 엎치락뒷치락하는 모양새다.
 
다만 올해는 LG 에어컨이 국내 시장에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돼 2년 연속 1위 수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LG전자는 올 3분기까지 국내 에어컨 매출이 전년보다 130% 이상 급증,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올린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예상 점유율만 60%를 훌쩍 뛰어넘는다.
 
올 한해 유독 긴 여름을 맞은 터라 계절적 수혜가 기본적으로 깔렸고, 여기에 삼성 에어컨 제품 결함 사태까지 번지며 반사이익도 얻었다는 분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여름 경쟁사 제품 불량 사태의 덕을 본 건 사실"이라며 "한편으로 여름이 예년보다 빨리 찾아와 늦더위로 이어지는 계절적 효과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LG전자도 에어컨 제품 결함 문제에서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다.
 
지난 9월 자사 에어컨 일부에서 백색가루가 분출된다는 문제가 제기돼 회사가 점검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진통도 겪었다. 단, 성수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발발한 문제인 만큼 에어컨 판매실적에 큰 타격은 없었을 것이라는 게 가전업계 관측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가전사업 목표로 세운 에어컨 시장 1위 탈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엔 LG전자를 확실히 뛰어넘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제품 결함·리콜 등 악재만 빼면 LG와의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시장 1위 탈환은 시간문제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5~6월만 해도 LG 에어컨과의 점유율 차이가 대폭 줄면서 올해 안에 (LG를) 제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뜻밖의 악재가 터져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엔 넘어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국내 에어컨 시장에 절대강자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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