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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성과공유제 장관' 꿈꾸는 홍석우..현실은 '절전 장관'
2012-08-05 16:33:50 2012-08-05 16:34:30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성과공유제 장관'을 꿈꾸지만 현실은 '절전 장관'.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의 현실을 설명한 문장이다. '홍석우'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대신 야구경기장에서 시구했던 장관 또는 박지성 선수·미쓰에이의 수지와 공익 광고를 찍었던 장관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은 있다. 그동안 절전의 필요성을 적극 홍보해 왔다는 방증일 것이다.
 
홍석우 장관은 '아싸, 가자!('아'끼자 오후 2~5시, '사'랑한다 26도, '가'볍다 휘들옷, '자'~뽑자 플러그) 구호를 직접 고안하고, 체감온도를 낮추기 위해 국무회의 등 공식석상에 '휘들옷'을 직접 입고 나오는 등 적극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절전 운동을 홍보하기 위해 우정사업본부 직원들과 군무를 펼치는 파격(?)성도 보였다. 이처럼 홍 장관은 에너지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체면 불구하고 전천후로 뛰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15일 전국을 암흑 속에 빠뜨린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 때문이다. 정전 사태로 인해 당시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취임 8개월만에 물러나야 했다. 
 
같은해 11월 홍석우 장관이 취임했다. 그는 취임 초기 성과공유제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이며 나중에 '성과공유제 장관'으로 불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취임 9개월이 돼 가는 지금 홍석우 장관은 '절전 장관'에 가까워 보인다. 그 어느때보다 전력난이 심각하기 때문에 장관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과거에는 전력피크가 여름·겨울에 집중됐지만, 지난 2009년 이후 일년 내내 피크가 발생하면서 한시라도 전력 상황에 눈을 땔 수 없게 됐다.
 
이처럼 전력이 부족한 것은 낮은 전기요금과 전력 다소비형 산업구조가 고착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신규 발전소가 건설되는 오는 2014년까지 전력부족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조업일수를 조정하는 산업체에 인센티브를 주고 문을 연채로 냉방기기를 가동하는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전력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예비전력은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 중 첫 번째인 관심(400만킬로와트 미맡) 단계에 올 들어 세 번이나 들어서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홍 장관의 업무 무게 중심은 성과공유제보다 절전에 좀 더 기울여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홍 장관은 기회가 될 때마다 성과공유제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다.
 
연말까지 대·중소기업의 성과공유제를 집중적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중견기업 육성방안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 정부의 성과공유제 확대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포스코(POSCO(005490)) 정도다. 
  
지경부 한 관계자는 "작년에 정전 사태 때문에 장관이 물러난 경험이 있어서 지경부로서는 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며 "비상상황인 만큼 안정적인 전력수급에 주력하고 있지만 성과공유제 등 동반성장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경부 장관으로 취임한 지 갓 9개월 밖에 안된 지금 섣불리 홍 장관을 판단하는 것은 안될 일이다.
 
홍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났을 때 그의 바람대로 이름 석 자 앞에 '성과공유제 장관'이라는 수식이 붙을 지 아니면 '절전 장관'으로 남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 모든 가정은 연일 지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연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예비전력이 안정적으로 확보돼서, 정전이 발생하지 않을 때 가능한 이야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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