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법관후보 추천..검찰·여성 아닌 '의외 인물' 가능성
양승태 원장 "여성법조인 훌륭하지만 경력이 아직…"
2012-09-24 18:46:19 2012-09-26 16:45:04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의 후임 후보자들이 26일 대법원장에게 추천된다.
 
대법관 후보 추천은 제청 대상자의 3배수를 지명해 추천하는 것이 관례다. 이번 제청 대상은 1명으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3명의 후보자를 추천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장은 추천된 후보자 중 1명을 선택해 수일 내에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한다.
 
이번 대법관 후보자 제청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대법원장이 검찰출신을 다시 제청할 지, 아니면 여성 후보자를 제청할지이다.
 
검찰로서는 전 인천지검장인 김 후보자가 낙마했기 때문에 명예회복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검찰출신 후보자가 제청되어야 한다는 분위기다. 또 그동안 이어져 온 검찰몫의 대법관 명맥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있다.
 
이 때문에 법무부는 이미 한명관 대검찰청 형사부장(53·15기)과 이건리 공판송무부장(49·16기)을 일찌감치 후보자로 추천했다.
 
'시민을 위한 변호사 모임(시변)'은 2명의 법조인을, 한국여성변호사회에서는 3~4명을 후보자로 추천했다. 추천된 후보들은 모두 여성법조인이다. 출신도 법원·검찰·변호사·교수 등 다양하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지난 8월 김 후보자의 후임 후보에 대한 천거가 시작되자 새 대법관 후보에 여성법조인이 제청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하면서 "현재 여성 대법관이 1명 뿐인 것은 남녀평등의 헌법적 가치를 몸소 실천함으로써 법 앞에 만인의 평등을 보여주어야 하는 사법기관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양 대법원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대법관 후보자 추천은 개인이나 단체 등 제한이 없으나 전통적으로 대한변협과 서울변회, 민변, 시변 등이 후보자 추천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변협, 서울변회, 민변 등이 모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 돼 사실상 '검찰 대 여성 법조인'간의 경쟁구도 형국을 보이고 있다.
 
여성 법조인의 경우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물 중 법원출신은 조경란(52·1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민유숙(47·18기) 대전고법 부장판사, 문영화(48·18기) 특허법원 부장판사, 김소영(47·19기) 대전고법 부장판사 등이다.
 
법원 외부 인물로는 김덕현(54·13기) 대한변협 부회장과 윤영미(49·16기) 고려대 교수, 김삼화 한국여성변호사회장(50·17기), 김덕현 대한변협 부회장(54·13기) 등의 이름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양 대법원장의 의중이다. 양 대법원장은 후보자 추천을 받기 직전인 최근 KBS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대법관은 아직 이르지 않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해 주목된다.
 
그는 대법관 인선에서 여성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대법원장 처음 취임한 이후 첫 제청 때 여성인 박보영 대법관을 지명했다"며 "여성법관을 제청하지 않았다고 매도를 해버리면 작년에 (박 대법관을)제청한 것은 어떻게 평가하려는가"라고 반박했다.
 
또 "우리나라 고등부장 이상 판사가 한 150명 되는데 그 중 여성법관은 단 4명일 정도로 (아직 대법관으로 올라갈 정도로)경력이 오래된 여성법관들의 숫자가 적다"며 "그 가운데서 인위적으로 여성법관을 일부러 (제청)하는 것은 더 부자연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보다 훨씬 앞서 자신의 대법관 제청에 대해 입장을 밝히면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지난해 취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법관 구성에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대법관 제청에 대한 소신을 묻는 질문에 대해 "대법원은 법령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이 있어야 법령을 올바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대법원의 본래 기능을 위해서는 고도의 소양과 실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법관 제청에 있어서 인위적인 다양성 보다는 경륜을 더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이번 후보군 중 여성 대법관 후보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하지만 반드시 여성 대법관 후보자가 추천될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개인이나 제3의 단체가 비밀리에 추천한 후보자들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제청될 수도 있다.
 
현재 재야에서 거론되고 있는 후보군으로는 윤진수(57·9기) 서울대 법대교수와 김형태(56·13기) 변호사, 김선수(51·17기) 전 민변 회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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