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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 외치는 朴·文, 같으면서 다른 행보
文, 2일 모란공원 성묘.. 국가폭력 피해 유족들과 오찬
2012-10-01 15:14:54 2012-10-01 15:16:31
[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목표는 동일하다. '국민통합'과 '화해'다. 하지만 과거를 대하는 방식은 다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국민통합' 행보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문 후보는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2일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을 참배한다. 모란공원은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그리고 각종 의문사로 숨진 인사들이 묻혀있는 대표적인 민주공원이다.
 
이승만 정권에 의해 사법살인을 당한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 박정희 정권 하에서 의문사를 당한 장준하 선생, 노동권 보장을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 유럽 유학생 간첩단 조작사건으로 의문사를 당한 최종길 전 서울대 법대 교수, YH여공사건의 김경숙씨 등이 안장돼 있다. 또 전두환 정권 하에서 물고문으로 숨진 박종철 열사와 민청학련 사건으로 도피중에 '전태일평전'을 펴내고, 인권변호사 시대를 연 조영래 변호사, 통일운동에 앞장 섰던 문익환 목사와 계훈제 목사, 그리고 김근태 전 의원도 묻혀 있다.
 
문 후보는 2일 모란공원을 참배한 뒤 유족들과 오찬을 갖는다. 이날 오찬에는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민주통합당 의원, 최종길 교수의 아들인 최광준 경희대 법대 교수, 김근태 전 의원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 장준하 선생의 아들 장호권씨,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의 유족인 조용준씨, 용산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날 행사에서는 진정한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가해자의 사과가 선행되어야 피해자의 용서가 가능하다는 것과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근 문 캠프에 합류한 윤여준 국민통합위원장이 함께 할 것으로 전해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처럼 문 후보가 과거사의 진실규명과 가해자의 사과를 국민통합과 화해의 전제로 하고 있는 것에 반해, 박 후보의 경우 지난달 24일 과거사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진실규명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이다.
 
특히 최근에 장준하 선생 의문사 진실규명을 놓고 당내에 이견이 노출되고 있지만 박 후보는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이상돈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은 지난달 25일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 가진 인터뷰에서 장준하 선생 의문사와 관련해 "의문이 있거나 사실규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쪽(박근혜 캠프)에서도 거부할 필요가 없고 거부해서도 안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의사 출신으로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의화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장 선생의 함몰된 두개골이 타살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지난달 2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장 선생 의문사를 밝히기 위해 당시 목격자를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민주통합당의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민주당은 장 선생의 아들 장호권씨와 2003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고상만 전 조사관, 유일한 목격자인 김용환씨를 증인으로 신청한 바 있다.
 
이처럼 국민통합과 화해라는 목표는 동일하지만 과거를 대하는 태도와 방식에서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같은 양 캠프의 행보가 유권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도 추석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달 29일 모란공원을 방문해 김근태 전 의원의 묘소에 참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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