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친환경 차량으로 넘어라!
中 정부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생산·보급 강화..CNG승용 개발도 시급
2012-12-27 13:20:59 2012-12-27 13:22:52
[뉴스토마토 정수남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중국 공략을 위해서는 친환경 차량의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자국내 친환경 자동차 보급에 팔을 걷어 붙이면서다.
 
주요국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담은 교토의정서가 올해 말로 종료되면서 내년부터 중국을 포함한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의무 감축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진 터라 중국 정부의 사전 예방조치가 현실화됐다. 
 
◇중국 전기자동차(BEV, PHEV, HEV)의 연간 신규 판매 현황과 전망(2009년~2020년, 단위 만대).(자료제공= SNE리서치)
 
중국 정부는 전기차(BEV., Battery Electric Vehicl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연료전지차(FCEV., Fuel Cell Electric Vehicle) 등 새로운 에너지원 자동차(New Energy Vehicle)를 '7대 신성장 산업'의 하나로 선정하고, 친환경 자동차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을 내놨다.
 
우선 중국 정부는 이중 차세대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르기 위해 전력 투구한다. 현재 중국의 전기자동차와 핵심부품 기술 역량은 해외 경쟁업체들에 비해 뒤지지만 조기 상용화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게 중국 정부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국의 과학기술부는 지난해 중반 '새로운 에너지원 자동차산업의 발전 계획'을 마련하고 새로운 에너지원 자동차 판매량(FCEV 제외)을 오는 2015년까지 100만대, 2020년까지 1000만대 수준으로 각각 확대할 방침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올 상반기 상용화된 기아차 전기차 레이.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도 전기차 개발에 주력한다.
 
올 상반기 기아자동차가 전기차 레이를 상용화한 데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한국GM이 전기차 스파크를, 르노삼성이 SM3 ZE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또 쌍용차도 오는 2015년 코란도 C 전기차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이들 차량은 수출용보다는 내수용이라 중국 전기차 정책과 관련된 수출용 차량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적했다.
  
이들 완성차 5사 관계자들은 "판매 중이거나 시판 예정인 전기차는 내수용"이라면서 "아직 PHEV나 FCEV 등 다른 친환경 차량 개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FCEV에 대해 현재 공공기관에서 시범 운영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상용화 계획은 없다.
 
◇지난 5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선보인 르노삼성의 전기차 SM3 ZE. 이 차량은 내년 하반기 출시된다.
 
아울러 우리 기업들은 중국 시장용 천연가스(CNG)차량 개발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한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첸 웨이둥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이 셰일가스(shale gas, 천연가스)를 본격 가동하면 CNG차량 보급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현재 CNG를 이용한 버스를 운행, 그동안 천연가스 차량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안정성도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을 확보했다"며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승용차용 천연가스 엔진 기술을 개발해 중국으로 진출한다면 일본 토요타를 능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승용차용 CNG전용 엔진 개발은 세계 1위 완성차업체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GM의 경우 디젤엔진을 천연가스 엔진으로 전환하는 수준이다.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CNG 승용차 개발 계획이 없다. 사진은 CNG 버스.
 
국내 완성차 5사는 아직 CNG 승용차 개발 계획이 없고, 현대·기아차는 액화석유가스(LPG)와 연료전지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차량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한 관계자는 "현대차 쏘나타하이브리드, 기아차 K5 하이브리드 등 국내에서 판매되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일부 미국 시장용(K5)이거나 내수용"이라면서 "아직 회사 차원에서 중국 친환경 차량 시장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은 친환경 차량이 기존 석유 연료 차량보다 최소 2~3배이상 비싸고, 순수전기차의 경우 한번 충전으로 최대 150km의 주행거리 밖에 되지 않아 대규모의 충전 인프라와 함께 인프라 투자비가 요구되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협회는 강조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중국 현지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 대수는 8159대로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04%에 머물렀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FCEV를 공공기관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으나, 상용화 계획은 없다. 사진은 현대차 투싼 FCEV.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올해 6월 기존 정책을 변경, 새로운 에너지원 자동차(FCEV 제외)의 누적 판매량을 오는 2015년까지 50만대, 2020년까지 500만대 수준으로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올 상반기에 현지에서 판매된 BEV는 3444대, PHEV는 81대.
 
환경산업 시장 조사·컨설팅 전문 업체인 SNE리서치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중국 정부가 새로운 에너지원 차량을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2020년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전기자동차 연간 신규 판매대수는 오는 2020년 BEV 62만대, PHEV 41만대, 하이브리드(HEV., Hybrid Electric Vehicle) 303만대에 이르는 등 비약적으로 설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향후 중국이 전기차의 최대 생산국과 판매국으로 세계시장 중심에 위치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을 고려해 전기차 등 친환경차량 개발과 보급 확산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정부 정책과 결합하는 친환경 차량이 만리장성 공략을 위한 첨병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842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1851만대의 차량을 판매하는 등 세계 최대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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