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오바마 집권2기 출범..방어에서 강공모드로
2013-01-21 15:50:57 2013-01-21 18:38:54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버락 오바마 44대 미국 대통령이 집권 1기를 마치고 2기를 맞이했다.
 
2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헌법에 따라 백악관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공식 임기에 돌입한 오바마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오전 약 80만명이 모인 공식 취임식에서 취임연설을 할 예정이다.
 
국민통합의 메시지가 담겨질 취임식 연설과 더불어 오바마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1기에 풀지 못한 숙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법정 한도치에 다다른 국가 채무문제와 총기규제안을 비롯한 법안 마련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국내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총기규제법과 이민법 개혁안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행사와 국정연설에서 당면 과제인 재정문제 해결 등을 비롯한 2기 청사진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008년 당시 1기 오바마 행정부가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면 오바마 2기는 재정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분석이다.
 
◇2기 맞은 오바마, 보수당과 공수전환? 
 
전문가들은 2기를 맞은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진 만큼 공화당에 기존의 주장을 더 공격적으로 밀어부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여러 중요한 사안을 두고 공화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라 한 번 밀리면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 또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글라스 브린클리 라이스 대학교 역사학자는 "채무 상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이어지는 이민법·총기규제안 협상·복지개혁 작업 등에서도 공화당에 끌려 다닐 것"이라며 "디폴트 위협까지 무릅쓰고 기존의 입장을 고집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공화당은 채무 한도를 올리는 책임 있는 행동을 하거나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 미국경제를 도탄에 빠뜨릴 수 있다"며 강한 어조로 공화당을 압박했다.
 
지난 달 미국은 국가 채무가 법정 한도치인 16조4000억달러를 넘어서 재무부의 임시변통으로 2000억달러를 긴급 조달한 바 있고 이마저도 다음달 중순쯤이면 바닥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바마는 채무 한도 상향만을, 공화당은 거기에 사회복지 관련 예산삭감안을 함께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최근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을 비롯한 경제전문가들은 "채무 한도가 올라가지 않으면 미국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기감이 감도는 가운데 지난주 공화당이 아무런 조건없이 채무한도를 단기간 연장하자고 나서며 강경한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섰음을 시사했다.
 
외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공격적인 행보가 공화당의 입장을 수정하는 데 주요했다고 전했다.
 
 
◇낮은 대통령 지지율..국정 운영에 '걸림돌'
 
그러나 낮은 지지율이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입법권이 없는 대통령이 정책 입안자인 의회를 주도하려면 국민들의 높은 지지도가 필수라는 점에서다.
 
2009년 금융위기를 통과할 때도 68%에 육박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주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48%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엑셀로드 백악관 상임 고문은 "정치공학상 대통령에게는 (정책을 마련에) 한계가 있다"며 "대중들의 관심을 환기해 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총기규제법안의 경우 민주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있어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민이 오바마를 지지하지 않으면 미국의 총기 문화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21일 취임 연설과 다음 달 12일 신년 국정연설에 이민법과 총기규제 개혁안, 채무 상한 등을 다룰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 코드 인사, 내각의 다양성 떨어뜨릴 '우려'
 
또 일각에서는 다양성을 상실한 오바마 2기 내각 또한 문제로 지목했다.
 
공화당을 비롯한 반대파의 의견이 백악관과 조화를 이뤄야 온전한 정책이 나온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로스코프 포린폴리시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비슷한 견해의 사람들이 논의를 해나갈 경우 집단사고에 빠져들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엑셀로드는 "당신이 실수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대통령의 뜻에 반하는 의견을 내놓기는 쉽지 않지만 지금은 그런 인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2기 내각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비슷한 코드의 인사들이 대거 내정된 상태다.
 
국무장관에는 오바마의 측근 인사인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이, 국무장관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보자문위원회 공동의장으로 활약했던 척 헤이글 전 상원의원이 내정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1기 내각에 민주당의 대통령 경선 맞수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으로 임명하고 부시 행정부의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을 유임한 바 있다.
 
존 포데스타 클린턴 행정부 대통령 비서실장은 "오바마는 다양한 그룹 출신의 인재가 필요하다"며 "그것은 오바마 2기 행정부에 새로운 동력으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내각 구성의 성패는 오바마 대통령이 내각 구성에 그러한 변화를 주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에릭 홀더 법무 장관과 안 던컨 교육 장관, 톰 빌색 농무 장관, 숀 도노번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등은 자리를 보전했다.
 
노동 장관과 환경보호처 장관은 아직 지명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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