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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카카오톡? 일단 손익분기점부터”
2013-03-28 17:20:11 2013-03-28 17:22:35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사업이 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비용 또한 증가해 창업자들은 고민에 빠진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왈도 세브린은 온라인광고를 붙이자는 의견을 낸다. 하지만 마크 주커버그는 이용자 편의성이 그만큼 줄어들 것을 염려한다. 이때 음원공유서비스 ‘냅스터’의 창업자 숀 파크가 나타나 다음과 같이 말한다.
 
“페이스북은 훌륭해. 그걸 왜 광고로 망치려고 해? 회사가 얼마나 커질지, 서비스가 얼마나 확장될지 모르잖아. 마치 근사한 파티를 11시에 끝내는 격이야. 백만장자는 멋지지 않아. 억만장자가 멋지지”
 
영화 <소셜네트워크>의 한 장면이다. 인터넷기업들이 흔히 갖는 수익화 시점에 관한 고민이 잘 드러나 있다.
 
◇ 모바일 페이스북
 
결과적으로 숀 파크의 말이 옳았음이 증명됐고, 실제 “이용자가 많으면 자연스레 돈이 따라온다”는 게 인터넷업계 통념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국내에서만큼은 이 공식이 바뀌는 추세다.
 
인터넷 벤처업계에서 가능한 빨리 수익화 시점을 앞당겨 순익분기점(BEP)을 넘겨야 한다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인큐베이팅 업체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자회사들은 포털이나 오픈마켓 등 기존 강자들이 들어가지 못한 전문영역을 공략했다. 모바일 의료 검색서비스 ‘굿닥’, 농산물 직거래서비스 ‘헬로네이처’, 배달 대행서비스 ‘푸드플라이’ 등은 바로 수익을 창출하는 데 역점을 둬, 현재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했거나 임박한 상태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는 "허황된 꿈을 꾸기보다는 작은 성공부터 찬찬히 쌓아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커머스도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아이템 중 하나다. 거래를 통해 당장 매출을 낼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미박스 같은 정기구독(섭스크립션) 방식의 쇼핑몰은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지역정보사업(로컬), 콘텐츠 유통 등 이른바 카카오톡 방식의 플랫폼 비즈니스는 예전보다 관심이 뜸하다. 고정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장기간 현금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억대 자본금으로 창업을 하더라도 돈이 소진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 패스트트랙아시아 자회사 '헬로네이처'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이 잘 풀려서 일일 이용자수(Daily Active User)가 수십만명이 되면 월간 서버비용만 수천만원에 이른다”며 “여기에 직원들 월급 주고, 임대료 내면 금방 자본잠식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수익모델이 나오기 전까지 투자사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이용자를 계속 모아야 한다. 하지만 카카오톡이나 티켓몬스터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형 성공사례가 부재하고, 좁은 국내시장 특성상 성장한계를 우려해 많은 이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따라서 손익분기점을 앞당기는 쪽으로 창업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국내 IT벤처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 2의 카카오톡, 티켓몬스터가 계속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벤처사업가는 “사업환경이 어렵다고 해서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그건 벤처가 아니라 소상공인에 불과하다”며 “명확한 목표와 가시적 성과를 통해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지속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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