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의료빈곤 제어수단 마련돼야"
65세이상 진료비 10년새 4.1배 증가..노인의료비보장보험제 도입론 제기
2013-03-31 12:00:00 2013-04-01 18:49:41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젊었을 때 미리 가입한 뒤 65세이후 병력에 관계없이 실손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노인의료비보장보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고령자가 잦은 질병으로 과다한 병원비를 견디지 못해 의료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비책의 일환이다.
 
조용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31일 '노후의료비보장 강화방안' 보고서에서 "고령층의 소득문제는 3층 소득보장체계 구축으로 제도적 틀을 갖추어가고 있지만 의료비 문제는 구체적 대안이 없다"며 "가계가 노인 의료비로 인해 의료비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사례를 제도적으로 방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 연구위원은 "정부의 제2차(2011~2015년)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도 보육지원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노후의료비 문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비중을 높게 두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은 스스로 노후의료비에 대해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고, 정부는 노인의료비보장보험과 같은 제도 도입을 통해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인의료비보장보험 제도는 소득이 있는 중장년기에 노후의료비보험을 든 후,65세부터 탈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가장 큰 특징은 노인용실손의료보험으로 자동전환된다는 점이다. 
 
65세이후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려면 병력이 있을 경우 가입이 어렵고, 보험료도 비싸다. 또 4월부터는 실손의료보험은 1년 단위로 갱신해야 한다.
 
하지만 노인의료비보장보험은 중장년기에 이미 가입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후에 병을 갖고 있더라도 실손의료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고, 갱신없이 보험을 유지할 수 있다.
 
또 65세 이전에는 보장을 받지 않고 65세 이후에만 보장받기 때문에 현재 40만~50만원 정도인 보험료를 상품에 따라서 10만원 정도로도 가입할 수 있다.
 
해외의 경우 미국과 싱가포르, 남아공에 중장년기 소득을 적립해 적립금 범위 안에서 보험없이 의료비를 내는 제도는 있다. 하지만 보험이 아니기 때문에 중병으로 적립금을 소진할 경우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다만 노인의료비보장보험은 보험사들이 많은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만큼 상품화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조 연구위원은 민간 보험사가 미래 노인의료비 상승률에 대한 적정한 예측과 보험리스크, 금리리스크 관리, 계약유지율 관리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품을 설계하고, 정부는 세제 문제 등 보험사들의 상품 개발을 유인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65세 이상 고연령층의 진료비는 64세 이하보다 가파르게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동안 64세 이하는 적용인구와 진료비가 각각 1.02배, 2.1배 증가했지만 65세 이상은 1.5배와 4.1배 늘었다.
 
 
조 연구위원은 이처럼 진료비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65세 이상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0년 68.2%에 그치고 있고, 최근에도 큰 변화가 없다며 의료비 빈곤층을 양산할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본인부담의료비를 보장하는 실손의료보험도 지난 2012년 4월 기준 가입자가 252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0.4%에 달했지만 60세 이상은 11.8%, 65세 이상은 1% 미만일 것으로 추정했다.
 
조 연구위원 "노인용실손의료보험은 높은 공제수준을 설정(본인이 부담하는 최고 한도액을 높여)해 가입자가 필요한 의료서비스만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국민건강보험재정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해 보험료가 충분히 낮아질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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