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윤용로 기업은행장
2009-01-02 07:19:17 2009-01-02 07:19:17
공직에만 30년 몸담았던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한 재작년 겨울 이후 1년간 정말 바빴다.

취임 후 글로벌 금융 위기와 경기침체가 심화하자 윤 행장은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면서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듣고 각종 지원을 현장에서 결정했다.또 주요 고객이 중소기업임에도, 이들에 키코(KIKO) 가입을 종용하지 않아 은행과 기업이 모두 화를 면했다.

윤 행장은 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작년에는 운이 좋았다. 올해도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중소기업 지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별로 옥석을 가려 우량 기업은 적극 지원하고 부실징후 기업은 워크아웃을 통해 회생을 돕겠다"며 "적극적으로 자구 노력에 나서 열심히 구조조정을 한 기업은 신규 대출 등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1978년 행정고시 21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무부와 옛 금융감독위원회 등을 거치면서 은행, 증권, 신용카드사 등 전 금융권의 정책과 감독을 두루 경험한 '금융 고수'다.

◇ "자구 잘하는 기업위주 지원"

-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새해 경영 방향과 역점을 둘 분야는.

▲ 올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설비투자 등에 대한 자금 공급을 대폭 확대하겠다. 올해 중소기업 대출 순증 목표액을 작년보다 50% 증가한 12조원으로 설정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7조2천억 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청년 실업자 취업을 위해 구인.구직자 간 취업포털인 '잡월드' 개설하고 '구인상담 창구' 및 '재취업알선코너' 등도 운용하겠다.

- 기업 자금 지원 기준은.

▲ 올해 중소기업 지원 기준은 경영자 경영능력 등 비재무항목을 반영하고 부동산 매각 지연 등 환경요인까지 검토해 우량 중소기업을 선별한다는 것이다. 우량 기업은 사전 신용한도제도를 통해 대출해주고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필요한 기업은 패스트트랙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키로 했다.

진짜 어려운 기업은 워크아웃을 통해 회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자구노력을 하는 구조조정 기업은 대출금의 상환유예, 신규 대출 지원 등을 통해 지원하고 인수.합병(M&A)도 도울 생각이다.

- 부실징후 기업 선정은.

▲ 연체정보 등 기업의 내부 환경을 점검해 부실징후 기업을 선별하고 경기상황 등 외부 환경에 민감한 기업들 중에서도 수시점검을 통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고른다.

구조조정은 프리 체인지업과 체인지업(워크아웃)으로 나눠 진행한다. 작년에 643개사(7천184억 원)가 체인지업을 추진했고 성공률은 68%를 기록했다. 상당한 기업들이 자산매각 등의 자구노력으로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


◇ "은행간 M&A 논의할 상황 아니다"

- 은행간 M&A 계획은.

▲ 지금은 은행 간 구조조정 및 대형화를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 더구나 대형 합병은행이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하고 부실화하면 국가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각자의 특화된 영역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해외진출 계획은.

▲ 국내외 여건이 악화해 해외 진출 계획도 일정대로 추진하기 어려워졌다. 중국 현지법인 설립 시기는 경제 여건을 고려해 올해 신축적으로 조정할 예정이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의 진출도 2010년 이후로 연기했다.

- 현재 은행의 외화유동성(외화차입) 사정은.

▲ 외화유동성은 크게 개선됐으나 위기해소 여부는 올해 1분기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 정부의 해외차입에 대한 지급보증을 받을 계획은.

▲ 시장 상황에 따라 정부의 지급보증 활용 여부를 검토할 것이나, 지금 당장 지급보증을 받아야 할 상황은 아니다. 1분기 중 보유자산을 활용해 외화 조달을 추진하고 시장이 개선되면 자체 신용으로 자금 조달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자본확충 계획은 어떻게 추진하고 있나.

▲ 올해 초 정부가 5천억 원 규모를 현금출자할 예정이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작년 말 대비 0.47%포인트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정부의 '자본확충펀드' 활용을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경기침체로 BIS비율이 급락하면 정부의 '자본확충펀드' 활용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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