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물의 일으켜 국민·朴대통령께 용서빈다"(종합)
기자회견 대부분 의혹 해명에 할애..언론에 법적 대응 예고하기도
2013-05-11 11:57:59 2013-05-11 12:07:36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 수행 도중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제가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 여러분과 박근혜 대통령님께 거듭 용서를 빈다"고 사과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윤 전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에 소재한 음식점 '하림각'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부터 오직 진실만을 밝히고 법의 처분을 달게 받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제가 미국에서 돌아와 해명을 지체한 이유는 대통령의 방미가 계속되었고, 일단 민정수석실의 조사를 받는 적법한 절차를 갖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 대부분의 시간을 사과보다 제기된 각종 의혹들에 대한 해명에 할애했다. 언론을 향해선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윤 전 대변인은 먼저 워싱턴에서 가이드를 맡은 인턴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여성 가이드, 운전기사와 함께 30분 동안 아주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눴다"며 "운전기사가 있는데 어떻게 성추행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어떻게 그 앞에서 폭언을 할 수 있겠나"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좋은 시간을 보내다가 나오면서 제가 여자 가이드의 허리를 툭 한 차례 치면서, 툭 한 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 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 이렇게 말을 하고 나온 것이 전부였다"며 "그러나 돌이켜보니 제가 미국의 문화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는 생각에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엉덩이를 움켜쥔('grab') 적은 없고 허리를 한 차례 툭 쳤다는 것이다. 윤 전 대변인은 "그 가이드에게 이 자리에서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성 가이드가 자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여러 차례 질책을 했었다며 "도대체 누가 가이드고 누가 가이드를 받아야 되느냐"는 심정에 여러 차례 단호하게 꾸짖은 바 있다며 폭언을 퍼부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자신의 방으로 여성을 불렀다는 의혹도 전면으로 부인했다. 다만 윤 전 대변인은 수행 경제인단 조찬간담회 전 노크 소리에 급히 브리핑을 할 일이 있나 싶어서 속옷 차림으로 문을 열었더니 여성 가이드가 있어 "왜 왔느냐. 빨리 가라"고 말하기는 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변인은 또한 도망치듯 워싱턴을 떠나 귀국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제가 야반도주를 하듯이 워싱턴을 빠져나갔다는 건 완전히 사실무근"이라며 분개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남기 홍보수석이 할 얘기가 있다고 해서 만났더니 '재수가 없게 됐다. 성희롱은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워싱턴을 떠나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이 수석한테 '잘못이 없는데 왜 일정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가야 된다는 말이냐. 그럴 수 없다.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다'고 하니 잠시 후 이 수석이 저에게 1시 반 비행기를 예약해놨다는 지시를 받고 달라스 공항에 도착해서 제 카드로 비행기 좌석표를 사서 인천공항에 도착했던 것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제가 머물고 있는 숙소로 향하던 중에 민정수석실로부터 전화가 와서 조사를 받아야겠다고 해서 지금 말씀드린 내용 전체를 제가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수석은 윤 전 대변인의 귀국을 종용한 사실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향후 윤 전 대변인과 청와대가 진실게임을 벌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전 대변인은 뉴욕에서도 또 다른 여성 가이드에게 술을 마시자고 했다는 새로운 의혹에 대해서도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기사에서 제가 뉴욕에 있던 인턴에게도 술을 한 잔 하자고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이것 또한 완전 사실무근"이라고 항변했다. 다만 술은 마신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윤 전 대변인은 "제가 도착한 날은 다음 일정이 동포간담회 행사 하나 뿐이었다"며 "제가 일찍 들어가서 잠을 청했다가 잠이 들었다. 그런데 깨보니 시차가 있어 (새벽) 1시가 좀 넘었더라. 제가 뒤척이다 안 되겠다, 어디 바 같은데 가서 술을 한 잔 마시고 오면 술로 시차가 극복이 되지 않겠나 해서 2층에 있는 프레스센터를 어슬렁거렸다"고 회고했다.
 
그는 "뉴욕 주재 한국문화원 직원한테 여기 혹시 바가 있냐고 물었는데 문이 닫혔다고 그래서 그럼 혹시 무슨 술이 없느냐고 그랬더니 그 직원이 비닐팩 소주하고 과자 부스러기를 줬다"며 "그래서 들고 방에 가서 먹을까 하다가 거기에 청와대 홍보실이라는 회의실이 있어서 거기에 가서 제가 다른 양주도 줘서 그걸 마시고 올라와서 잔 것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이것이 제가 그 여자 인턴에게 뉴욕에서 술을 하자고 했다며 마치 상습범인 것처럼 저를 마녀사냥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저는 법적 대응을 취하도록 하겠다"고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한참을 제기된 의혹들 해명에 할애한 윤 전 대변인은 끝으로 "경위야 어찌됐든 저의 물의에 대해 상심하고 계시거나 마음 상해 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거듭 머리숙여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그리고 박 대통령의 성공적 정상회담에 누를 끼친 것 깊이 사죄드린다"고 용서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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