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부재 꼬리표 뗀다..삼성, '휘는' 스마트폰 10월 출격
2013-09-25 16:50:05 2013-09-25 16:53:47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혁신'은 삼성전자(005930)의 최대 골칫거리였다.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세계시장 부동의 1위로 올라섰지만 '혁신의 부재'라는 꼬리표는 삼성을 괴롭혔다. 생산력과 마케팅, 유통의 3박자로 시장을 지배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이달 초 스마트 워치 '갤럭시 기어'를 내놨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혹했다.
 
그러던 삼성전자가 호기를 잡았다. 세계 최초로 휘는 성질의 곡면(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시장에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출격 시점은 오는 10월로 잡혔다. 아이폰으로 상징되던 혁신의 대명사가 드디어 삼성전자로 옮기게 됐다.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전략마케팅실장(사장)은 '갤럭시노트3 월드투어 2013 서울'이 열린 2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한국 소비자에게 곧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시장 혁신을 선도하는 삼성전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사장이 25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갤럭시 노트3 월드투어 2013 서울' 행사에서 갤럭시 노트3와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를 선보이고 있다.(사진=곽보연기자)
 
◇"'곡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으로 혁신 주도하겠다" 
 
10월 출시될 이 스마트폰은 '갤럭시노트' 또는 '갤럭시S' 시리즈로 출시될 지, 아니면 아예 새로운 시리즈 제품으로 출시될 지 미지수다. 삼성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최신작인 갤럭시노트3의 한정판 개념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제품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는 위아래, 양옆으로 자유롭게 휠 수 있는 '플렉시블(flexible)' 형태가 아니라 이미 출시된 곡면 OLED TV처럼 곡률(휘어진 정도)이 고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디스플레이는 삼성이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개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윰(Youm)'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윰은 '플라스틱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형태의 제품으로 유리 패널이 아닌 플라스틱 기판 위에 OLED 물질을 도포한 형태다. 쉽게 휘어지고 깨지지 않는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자유자재로 접었다 폈다 휠 수 있는 스마트폰은 개발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기판과 배터리 등 스마트폰에 담기는 모든 부품이 유연성을 지녀야 하는데 특히 휘는 배터리를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해왔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만드는 삼성SDI가 이날 오전 약간의 휘어짐을 적용한 배터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우려는 다소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이날 오전 수요 사장단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약간의 곡률(r값)을 준 배터리를 지금 기술로 구현할 수 있다"며 "오는 4분기에 휘는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 갤럭시 기어 '자신감 충만'.."예상 판매량은 아직"
 
삼성전자가 입을 수 있는(웨어러블) 디바이스 '갤럭시 기어'를 전세계 최초로 공개했던 지난 5일, 시장은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IFA 2013' 하루 전에 개최한 언팩 행사에서 신제품을 직접 경험한 외신들은 갤럭시 기어에 대해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루를 꼬박 사용하면 꺼져버리는 갤럭시 기어의 부족한 배터리 용량(최대 25시간 사용 가능), 연동 가능한 디바이스가 '갤럭시 노트3'와 갤럭시 노트10.1'로 제한된다는 것, 가격이 비싼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스마트 디바이스로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 기어'. 손목시계 형태의 이 제품은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3와 연동돼 통화와 문자메시지, 음악감상, 만보계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사진=곽보연기자)
 
하지만 이날 삼성전자는 이러한 우려와 실망에 대해 '잘못 전달된 부분들이 있다'며 해명에 나섰다.
 
이돈주 사장은 "당시 행사장에서는 장시간 전시를 해야하다 보니 충전기를 연결해놨는데 이를 본 미디어들은 메탈의 두께가 지나치게 두껍고 무겁다고 생각했다"면서 "갤럭시기어는 72그램(g)에 불과하며,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한번 차보면 쉽사리 벗을 수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갤럭시 기어가 지나치게 고가로 책정된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코스트를 고려해서 시장에 가장 적정한 가격으로 책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기어의 출고가는 39만6000원이다.
 
연동 디바이스 제한에 대해서는 "오는 10월 중으로 갤럭시S4, 12월 중으로 갤럭시 노트2, 갤럭시S3와 연동되게 할 것"이라면서 "타 제조사 기기와의 연동은 소프트웨어상의 문제가 있어 당분간은 삼성 제품으로만 연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예상 판매량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이돈주 사장은 "반응이 좋으니 조금 더 두고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고, 이영희 부사장도 "갤럭시 기어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했다"고 자평하며 "판매량은 아직 예상할 수 없으나 소비자들의 체험을 위주로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기어는 국내 3대 이동통신사를 통해 판매될 예정으로 삼성전자 직영매장과 하이마트 등 양판점을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5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갤럭시 노트3 월드투어 2013 서울' 행사를 개최하고 갤럭시 노트3와 갤럭시 기어를 선보였다.(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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