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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FC사업부 호텔신라에 매각?
4일 오전 이사회 소집한 듯.."금시초문"
2013-11-03 20:08:47 2013-11-03 20:12:03
[뉴스토마토 임애신·황민규기자] 삼성에버랜드가 식자재유통(FC) 사업부를 호텔신라에 매각할 것으로 전해졌다. FC사업부는 삼성에버랜드 내 매출 비중 1위를 차지하는 알짜 사업부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는 오는 4일 오전 7시30분 이사회를 소집해 FC 사업부를 호텔신라(008770)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버랜드 매출 1위 FC사업 이관
 
에버랜드의 대명사는 놀이공원과 캐리비안베이. 그럼에도 삼성에버랜드 전체 매출에서 레저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11%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건축·경관·플랜트·부동산서비스를 담당하는 E&A 사업부와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을 맡고 있는 FC사업부가 매출의 핵이다. 두 사업부가 전체 매출의 88%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삼성에버랜드의 반기 누계 매출은 1조5304억원이다. 사업별로는 E&A 사업부가 6564억(42.9%), FC사업부 6931억(45.3%), 레저 사업부 1809억(11.8%) 등을 기록했다.
 
당초 삼성에버랜드의 주력 사업이던 E&A 사업부는 ▲2011년45.7% ▲2012년 45.6% ▲2013년 상반기 42.9%로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공공부문 건설 수주가 위축되고 주택 과잉공급 양상이 지속되면서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심화된 탓이다.
 
◇2013년 상반기 기준 삼성에버랜드 사업부문별 요약 재무현황(연결기준) (단위:천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반면 FC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각각 40.5%, 42.44%, 45.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사업부 중 매출 1위로 올라섰다.
 
식자재 유통사업은 과거 중소형 상인들이 지배하던 시장에서 대규모 자본을 가진 기업형 업체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시장 확대와 1인가구 증가, 먹거리 안전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커졌다.
 
현재 국내 급식사업과 식자재 유통 부문에서 에버랜드 FC사업부는 시장 1위다.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위탁급식 80%, 직영급식 20%로 양분된다. 이중 위탁급식은 삼성에버랜드와 범LG(003550)계열의 아워홈, 현대백화점(069960) 계열의 현대그린푸드가 나눠갖고 있다.
 
식자재 사업에서도 삼성에버랜드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급식부문에서 2011년 기준 점유율 39.1%를 기록하며 시장 지배자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다만 매각에 직접 관련된 당사자들은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관련 내용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고, 호텔신라 관계자 역시 "금시초문으로,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같은 입장을 보였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에버랜드와 호텔신라 측에 문의할 것을 권유했다.
 
◇후계구도와 직접적 관련..승계작업은 시작됐다
 
반면 삼성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에버랜드는 최근 각 계열사에서 핵심 인력을 선별해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적으로 에버랜드 사업과 구조재편에 관여하지만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001300) 부사장 등 삼남매의 후계구도와도 연관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TF에서 제일모직의 패션사업 부문을 삼성에버랜드로 양도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번 삼성에버랜드 FC사업부의 호텔신라 매각 또한 구상했다는 전언이 뒤따랐다. 이는 사실상 삼성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에버랜드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후계와 관련된 전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029780)로 이어지는 환상형 순환출자 구조의 정점에 위치해 있으며,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이 25.1%의 지분을 보유, 1대 주주로 등재돼 있다.  
 
이어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이 각각 8.37% 지분을 보유 중이며, 이서현 부사장은 연말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제일기획과 에버랜드의 사장을 겸할 것이 유력시된다. 이 경우 이부진, 서현 자매가 에버랜드 내에 포진하게 되며, 이재용 부회장을 정점으로 한 협업과 자매간 상호 견제 체제가 완성되게 된다.
 
연말 인사에서 재무, 기획통의 핵심보직 자리 이동도 점쳐진다. 통상 경영권 승계 절차를 밟는 과도기에는 사업을 총괄하는 CEO보다는 재무와 회계에 밝은 기획통의 비중이 커졌던 게 재계 전례다. 
 
한 관계자는 "TF에서 추진하는 재편작업이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말 정기인사가 그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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