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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日단칸지수, 6년來 최고..아베노믹스 훈풍 어디까지
2013-12-16 15:13:05 2013-12-16 17:16:33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일본 제조업 경기가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 이른바 아베노믹스가 효과를 내면서 경기를 낙관하는 기업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 정부가 현행 5%인 소비세를 내년 4월에 8%로 인상하기로 한 가운데, 아베노믹스 훈풍의 지속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나미 타케시 노린추킨리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세가 인상된 후에도 향후 긍정적인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4분기 단칸지수 16..6년來 최고
 
16일 일본은행(BOJ)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대형 제조업체들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단칸지수는 올 4분기에 16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의 12와 사전 전망치 15를 모두 웃돈 것으로, 19를 달성했던 지난 2007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로써 일본 단칸지수는 4분기 연속 개선세를 이어가며 제조업 경기 낙관론에 큰 힘을 실었다.
 
대형뿐 아니라 중형과 소형 제조업체들의 체감 경기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4분기 중형 제조업체들의 지수는 3분기의 0에서 6으로 높아졌고, 소형 제조업체들은 1을 기록해 직전분기의 마이너스(-9)에서 플러스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대형 비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도 예상을 웃돌았다.
 
4분기 비제조업 단칸지수는 전분기보다 6포인트 높아진 20을 나타냈다. 이는 사전 전망치 16을 상회하는 결과로 지난 2007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단칸지수 추이>
(자료=Investing.com)
 
◇아베노믹스 효과에 日 기업 자신감 'UP'
 
전문가들은 2% 물가 목표치 달성을 목표로 하는 '아베노믹스'가 효과를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에 따른 엔저 흐름이 일본 수출 기업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결과는 정부의 부양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BOJ의 양적완화와 함께 엔저 흐름도 지속돼 기업들에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잠시 주춤했던 엔저 기조는 최근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주 달러·엔 환율은 지난 2008년 10월 이후 5년 2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03.92엔까지 치솟(엔화가치 하락)았다. 
 
엔저에 힘입어 지난 10월 일본 수출 규모는 5조8332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나 급증하기도 했다.
 
아울러 일본 제조업체들은 올해 회계연도 세전 이익 전망을 종전의 전년 대비 24% 증가에서 34.7% 증가로 올려잡았고, 비제조업 업체들 역시 이익 전망을 6.2%에서 14.9%로 상향했다.
 
미야자키 히로시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일본 기업들이 아베노믹스에 힘입은 실적 개선으로 만족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그간 현금만 쌓던 일본 기업들의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은 올 회계연도에 총 25조9000억엔을 설비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는 전년 대비 13.1% 늘어난 수준으로, 증가율이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최고를 기록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생산이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엔저를 배경으로 기업들의 수익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日경제, 소비세 인상이 변수..추가 완화 기대감 '물씬'
 
하지만 아베노믹스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내년 일본 경제에 '소비세 인상'이라는 변수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데다 기업들의 임금 인상도 아직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집계한 지난 10월 일본 근로자 평균 정규 월급은 전년 동기 대비로 1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게다가 일본 대기업들의 올해 회계연도 자본지출 규모는 4.6% 증가할 계획이다.
 
이는 직전분기 조사의 5.1% 증가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그만큼 일본 기업들의 임금 인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는 결과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비세율까지 인상된다면 일본은 '소비 침체'에 다시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 기업들의 투자도 주춤해진다.
 
쿠마노 히데오 다이치생명보험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소비세 인상 여파로 단칸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다만 기업들이 소비세 인상으로 받을 영향을 예측하긴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대형 제조업체들은 내년 1분기 단칸지수가 14를 기록해 4분기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문가들의 평균 예상치 17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이에 오는 19~20일로 예정된 BOJ의 통화정책회의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이달 초 5조5000억엔 규모의 경제대책을 발표하면서 경기 부양 의지를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주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2% 물가 상승률 목표 달성 이후에도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며 안정적인 물가 유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아베 총리 경제자문역인 하마다 고이치 전 예일대 교수와 혼다 에츠로 시주오카 현립대 교수도 "BOJ는 필요할 경우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며 "모기지담보증권(MBS) 매입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단칸지수 호조로,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니시오카 준코 RBS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단칸지수는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BOJ의 경기 평가를 재확인했다"며 "현재 경제가 BOJ의 예상과 부합했기 때문에 적어도 이번 회의에선 현행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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