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최근 KT ENS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투자금에 피해를 입은 고객들이 기업은행을 방문해 면담이 진행됐지만 은행 측에서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자 피해자들과 은행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피해자들은 다음주 내로 기업은행장과의 면담을 가져 대책마련에 대한 설명을 듣겠다는 계획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으로부터 KT ENS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매입한 VIP고객 10여명은 지난 11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을 방문, 비상대책위원장인 이상진 부행장과 면담을 가졌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면담은 다음날 새벽 4시30분께 마쳤다. 12시간이 넘게 면담이 진행됐지만 피해자들은 오히려 불안감이 더 커졌다고 토로했다.
피해자 A씨는 "진행상황에 대해 듣고 싶었지만 '얘기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진행상황을 오픈해서 고객을 안심시켜야 되는게 우선 아니냐"고 항변했다.
KT ENS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자금조달을 위해 SPC를 통한 1857억원의 ABCP를 발행했고, 5개 은행은 이중 1177억원을 투자자에게 판매했다.
이 가운데 투자손실이 예상되는 금액은 1010억원으로, 이는 특정금전신탁을 판매한 액수다. 개인이 625명, 법인 44개사가 여기에 해당한다.
KT ENS가 지급보증한 ABCP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기업은행이다. 투자손실 예상액 1010억원 가운데 기업은행이 판매한 금액은 618억원, 개인투자자만 485명이다.
기업은행 피해자들은 현재 인터넷 카페를 통해 여러 피해자를 모으고 있지만, 현재까지 모인 피해자는 40여명에 불과하다.
투자자들은 대부분 인터넷에 익숙치 않은 50~60대 이상인 VIP고객이기 때문에 온라인 상으로 피해자 모임이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개인별로 은행을 방문하거나 같은 지역에서 모인 피해자들이 본점을 찾고 있다. 최근에는 경남지역에서 30여명이 기업은행 본점을 찾아와 항의하기도 했다.
투자금액은 평균 3억원대로 예상, 적지 않은 규모인 만큼 피해자들의 항의는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기업은행을 찾은 피해자 10여명의 투자금은 가운데 적게는 1억5000만원에서 많게는 20억원까지다.
피해자 B씨는 "공장설립이나 자녀 결혼 자금에 사용할 목적으로 투자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적지 않은 투자액인 만큼 은행장을 통해 진행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KT ENS의 법정관리로 특정금전신탁의 지급유예가 발생하자 불완전판매가 의심되는 기업·경남·대구·부산 등 은행 4곳에 대한 특별검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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