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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發 폭풍..철학없이 표류하는 LTV·DTI 규제
2014-06-19 14:44:54 2014-06-19 17:03:40
[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부동산 규제 완화를 두고 주무부처 간의 의견 불일치로 금융권 내부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철학'없는 금융당국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3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를 시사하자 눈길은 자연스레 금융당국 수장에게 쏠렸다.
 
그간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 문제를 이유로 들며 줄곧 LTV·DTI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신 위원장은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며 "LTV·DTI는 부동산 관련 정책이라기 보다는 은행의 건전성과 가계부채 차원의 금융정책 툴(Tool)이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지난해 금융위원장 후보 청문회에서도 "DTI와 LTV는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중요한 지표"라며 "부동산 거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는 논의해볼 만한 문제지만 충분한 논의 없이 비율 변동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언한 바 있다. 김석동 전(前) 금융위원장의 견해와 궤를 같이 하며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힘을 실었다.
 
◇왼쪽부터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가계부채 문제를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금융위는 LTV·DTI 규제완화로 인해 '불똥'이 튈까 염려하는 모습이다. 금융위는 "최 부총리 내정자와 사전에 조율한 것 아니고 새로운 경제팀 출범을 앞두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현오석 부총리 시절에 강경했던 입장보단 한발 물어선 모양새다.
  
이에 더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까지 최 내정자의 의견에 화답했다. 지난 17일 최 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우회적이었지만 부동산 규제 '완화'에 무게를 뒀다.
 
부동산 규제에 대한 금융당국의 기조가 바뀐건 최 내정자를 비롯해 새로 꾸려질 경제팀과 대결구도 비춰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부총리 내정자가 규제 완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이상 기존의 입장만을 고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판단을 한 셈이다.
 
하지만 금융권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같은 발언이 쏱아지자 급기야 '철학'이 없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정책의 목표를 명확히 밝히고 소신있게 가야할 공직자가 해당 부처 책임자가 바뀌자 방향을 바꿨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실세라 불리는 최 내정자가 입각을 해서인지 금융당국의 발언만 봐도 낮은 자세라 눈에 띤다"며 "철학없는 정책의 후폭풍은 결국 누가 감당하냐"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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