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는 '대박' 개발사들은 '쪽박'
2014-08-15 11:00:00 2014-08-15 11:00:00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에너지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셰일가스·오일 개발붐 속에 정작 셰일가스 개발 기업의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연가스 생산량 급증으로 가격이 하락하며 수익성에 발목이 잡힌 탓이다.
 
15일 LG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셰일가스·오일 생산 급증과 개발 기업의 부진' 보고서에 따르면, 천연가스 가격 정체로 개발 기업들이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과 네덜란드 합작기업인 셸이 지난해 미국 셰일가스 사업에 투자한 240억달러(한화 24조66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상각처리한 것을 비롯해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영국 BP는 셰일가스 사업에서 21억달러(2조1600억원) 규모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일본 오사카가스 역시 지난해 연말 셰일가스 개발 투자금 가운데 290억엔(한화 2900억원)을 특별손실로 처리했다. 셰일가스 개발붐과 달리 개별 기업들은 실적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셰일가스의 경제성이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없게 됐다.
 
셰일가스가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한 데에는 무엇보다 천연가스 공급량이 수요량을 과도하게 앞지른 영향이 컸다.
 
실제 북미지역 천연가스 지표인 헨리 허브 가격(Henry Hub Price)은 지난 7월 말 기준 100만Btu(천연가스 단위)당 3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100만Btu당 12달러에서 75%나 주저앉은 가격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대규모 셰일가스 생산이 증가하면서 가격 상승에 발목이 잡힌 것.
 
이광우 책임연구원은 "뒤늦게 셰일가스 개발에 진출한 거대 글로벌 석유회사들도 셰일가스 개발에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면서 "천연가스 가격의 약세 시기에 이들이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하면서 방대한 셰일가스전 광구의 매수에 나선 상태라 셰일가스 산업의 과점화를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셰일가스 채굴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셰일가스는 지하 1000미터 이상까지 굴삭해 암석층에 갇혀 있는 가스를 수평 수압 파쇄를 통해 끌어내는 방식으로 채굴한다.
 
초기 달성한 생산량이 1~2년이 지나면 급감하기 때문에 3년이 지나면 산출량의 75%가 줄어든다. 때문에 셰일가스 업체들은 2~3년 생산하면 수압파쇄 등의 장비를 다른 지점으로 옮겨야 한다. 새 가스정을 계속해서 수압파쇄 채굴하고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셰일가스전 개발을 주도하는 사업자 가운데 중소형 개발 기업이 많아 자체적인 수급 조절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셰일가스 사업에 뛰어든 업체들은 끊임없이 개발하고 생산량을 늘려 차입을 갱신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져도 생산 중단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셰일가스 개발은 비교적 새로운 기술이기 때문에 가스 자원을 어느 정도 회수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한 측면이 있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투자비용 관리에도 어려움이 존재한다"면서 "전문 자원개발 기업도 셰일가스 생산에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일본 등 천연가스 소비국의 가스 회사도 셰일가스 개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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