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미 금리 인상 도대체 언제…고민 깊어지는 연준
9월 인상 어렵다 vs 충분히 가능하다
2015-09-09 14:43:58 2015-09-09 15:16:38
미국의 금리를 결정하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이렇게 회의가 코앞에 닥쳤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과연 다음주에 역사적인 미국의 첫 금리 인상이 단행될지 갈피를 못잡고 있다. 
 
특히 지난주 나온 8월 고용지표에서 신규 취업자수는 2008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나 실업률은 5.3%에서 5.1%로 떨어져 완전 고용 수준을 기록하는 등 애매하게 나오며 시장 참가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들 뿐 아니라 저명한 이코노미스트들, 또 월가 전문가들까지 모두 엇갈린 추측을 하면서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IMF·WB 등 주요 기관, 금리 인상 미룰 것 촉구
 
(사진=뉴시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까지 9월 금리 인상이 어렵다고 점치는 전문가들이 더 많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기준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를 추측할 수 있는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은 현재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28%로 낮게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상을 탐탁지 않아하는 세계 기관들의 압력도 만만치 않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이 금리 인상을 미루라고 촉구한 데 이어 세계은행(WB) 역시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WB는 “미국의 섣부른 금리 인상이 신흥시장에 공포와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연준 인사들의 발언 역시 9월 금리 동결을 지지하고 있다. 연준 전문 기자로도 유명한 존 힐센레스 WSJ기자는 기사에서 "전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몇 시간 동안 인터뷰 한 후 9월 금리 인상은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전했다.
 
힐센레스 기자는 "올해 초만 해도 윌리엄스 연은 총재는 미국의 고용 시장이 완전 고용에 근접했다며 금리 인상을 위한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지만 이번 인터뷰에서는 금리 인상을 해야 하는 이유와 해서는 안 되는 이유, 양쪽 의견을 모두 제시하며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힐센레스 기자는 "연준의 내부 상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윌리엄스 총재가 시그널을 주지 않는 것이 바로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IB) 전문가들 중에서도 9월 금리 동결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서 제시했던 데로 금리 인상 시기로 12월을 주장하며 "특히 최근 금융 시장의 혼란과 부진이 심각한 만큼 9월 금리 인상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들도 9월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고 도이치뱅크는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실수”라고 밝히기도 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워런 버핏 역시 이날 인터뷰에서 “유럽이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미국만 금리를 올리면 부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9월 금리 인상 여전히 가능해”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9월을 가장 유력한 금리 인상 시기로 꼽고 있는 전문가들도 있어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금리 인상 시기를 미뤄 추후에 급격한 금리 인상을 해야하는 리스크를 키우는 것보다 연준이 서둘러, 그러나 천천히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우선 앞서 나온 윌리엄스 총재에 발언에 대해 다르게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마켓워치는 윌리엄스 총재가 금리 인상을 미뤄야 한다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의 문을 열어 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마켓워치는 ETF 제공업체 소스의 자료를 분석해 현재 미국 경제는 금리를 인상하기에 충분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일부 글로벌 IB들도 9월 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다. UBS 이코노미스트인 로랑 부비에는 “금리 인상은 성급한 조치가 아닌 미국 경기 회복에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슈로더 역시 “다음주에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이라며 "첫 금리 인상 폭은 25bp가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사실상 연준 위원들이 아직까지 의견을 하나로 좁히지 못한 것이 아니냐고 추측한다.
 
윌리엄스 총재의 애매한 대답으로 봤을 때 연준 위원들 역시 이렇다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올해 FOMC 정례회의는 단 세 차례를 남겨둔 상황으로, 연준은 오는 16~17일(현지시간)에 9월 회의를 개최하고 재닛 옐런 연준의장의 기자회견도 진행할 예정이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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