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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샌더스 돌풍 진원은 '불평등'
경제 회복 낙오로 분노한 미국인들 마음 사로잡아
2016-03-10 14:33:38 2016-03-10 14:33:38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후보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상식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발언과 행보를 일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칭하는 버니 샌더스 민주당 후보가 그 주인공들이다.
 
트럼프 후보(왼쪽)와 샌더스 후보(오른쪽). 사
진/로이터
9일(현지시간) CNN머니는 미국 경제의 불평등이 심해지며 분노한 미국인들이 트럼프 후보와 샌더스 후보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의 선거 캠페인에서 "아메리칸 드림은 죽었고 더 이상 미국은 위대하지 않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샌더스 후보는 "미국 내 중산층이 붕괴하고 있다"는 과감한 표현을 썼는데 여기에 공감하는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이다.
 
CNN머니는 미국인들을 분노하게 하는 첫째 이유로 현재 미국 가계 소득이 지난 1995년과 큰 변화가 없는 점을 꼽았다. 
 
2014년 기준 미국 가계 평균 소득은 5만3657달러인데, 이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하던 1995년대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그동안 물가가 오른 것을 고려한다면 지금 소득은 그때와 똑같다고 봐도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로 가파르게 추락한 임금이 아직 1995년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CNN머니는 특히 저학력이거나 백인 남성들일수록 이러한 분노가 더욱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후보의 가장 두꺼운 지지층은 저학력 백인 남성들이다. 
 
현재 미국 내에서 대학 학사학위가 없는 고졸 출신의 경우에는 실업률이 대졸보다 3배나 높았고, 자살을 포함한 사망률 역시 고졸 출신들이 현저히 높았다.
 
또한, 일자리를 잃는 백인 남성들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1950년대에만 해도 노동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 10명 중 9명이 백인 남성이었지만, 히스패닉과 아시아 계통의 사람들의 취업이 늘며 2014년 기준 20세 이상 백인 남성의 노동 시장 참여율은 72.3%까지 떨어졌다.
 
아울러 미국 내 빈부 격차가 더욱 심해진 것 역시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칭하는 샌더스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고 있다. 
 
CNN머니는 현재 미국 내 빈부 격차 수준이 미국 경제가 급속 성장을 하며 빈부 격차가 극에 달했던 지난 1920년대만큼이나 심하다고 지적했다.
 
엠마뉴엘 사에즈 UC버클리 대학 교수는 "1980년대에는 상위 10%가 전체 임금의 35%를 가져갔다면 2014년 기준 그 수치가 49.85%까지 치솟았다"고 꼬집었다.
 
고용 지표 등 다양한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지만, 실제 중산층이 느끼는 경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도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 리세션은 5년 전에 끝났지만 평범한 미국인들에게 리세션이 언제 끝났느냐고 물어본다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응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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