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피해자들, 국가 등 상대 112억 집단소송

옥시·세퓨 등 22개 기업 포함…대리인단 "추후 배상액 확장할 것"

[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공동대리인단(단장 황정화 변호사)이 제조·판매사와 국가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공동대리인단은 16일 민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을 포함해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애경, 이마트 등 22개 기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민사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공동대리인단은 지난 9일까지 원고모집을 끝냈다. 피해자 298명(사망자 56명 포함)을 비롯해 피해자 가족 등 436명이 원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4등급 피해자뿐만 아니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피해를 신청한 피해자도 포함됐다.

 

청구금액은 사망 피해자 5000만원, 폐 손상 등의 질병피해자 3000만원이다. 피해자 가족들은 정신적 위자료로 1000만원을 청구하게 된다. 소장에 기재된 총 청구금액은 112억여원이다.

 

황정화 변호사는 "소송이 진행되면서 법원의 감정을 거쳐 재산적 피해액이 확정되면 청구금액을 확장할 예정"이라며 "현재 청구금액 5배, 10배 이상의 금액이 청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공동대리인단은 유해성을 알고도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기업들에 제조물책임법상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100명 이상의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낳은 옥시가 대표적이다.

 

지난 14일 법원은 신현우 옥시 전 대표, 옥시 전 연구소장 김모씨, 전 선임연구원 최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수사로 이들의 범죄사실이 상당부분 입증됐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옥시 살균제 성분보다 4배가량 독성이 강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든 세퓨도 있다. 세퓨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 버터플라이이펙트 전 대표 오모씨도 구속된 상태다. 공동대리인단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도 피고 명단에 올렸다.

 

공동대리인단은 "피해자들을 유해물질로부터 보호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국가를 상대로도 국가배상책임을 물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재홍 변호사는 "당시 법률규정이 미비해 법적책임이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국가, 환경부는 해당 물질의 흡입 독성에 따른 실험결과를 요구했어야 했고 그 자료를 받지 않고 태만하게 제품 판매를 허가했다면 국가배상 책임도 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공동소송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 가족 안성우(왼쪽)씨와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대표. 사진/뉴스1

 

가습기 참사 집단소송 피고 목록. 자료/공동대리인단

 

 

이우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