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재테크스토리)연금자산 운용, ‘타깃 데이트 펀드’ 뜬다
은퇴시점 기준, 시기별 연금자산 자동배분…국내정책도 변화 움직임
2016-05-31 14:48:24 2016-05-31 15:03:56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국민연금, 퇴직연금에 개인연금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이들이 늘면서 연금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느냐는 장기 재테크의 대표적인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 생애주기 변화에 맞춰 연금자산을 자동으로 운용해주는 ‘타깃 데이트 펀드(TDF)’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TDF는 근로자의 은퇴시점을 타깃 데이트(Target Date)로 하고, 연령에 따라 운용방법이 자동적으로 변경되는 펀드다. 예를들어 TDF 2025는 2020~2025년 은퇴자를 위한 펀드, TDF 2030은 2025~2030년 은퇴자를 위한 펀드, TDF 2035는 2030~2035년 은퇴자를 위한 펀드를 나타낸다. 
 
일반적인 뮤추얼 펀드 성격을 띠고 있지만, 특정 은퇴시점을 염두에 둔 장기투자자를 위해 자동적으로 자산비중을 재조정해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초기에는 위험자산에 대한 비중이 높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 전략을 구사하는 게 특징이다. 
 
최근 생애주기 변화에 맞춰 연금자산을 자동으로 운용해주는 ‘타깃 데이트 펀드(TDF)’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KB국민은행이 은퇴 고객을 초청해 진행한 캠프에 참가한 부부들. 사진/KB국민은행
 
정부, TDF 등 자산배분펀드 활성화 움직임 
 
정부 역시 펀드상품 다양화에 적극적이다. 지난 29일 금융위원회에 내놓은 ‘펀드상품 혁신 방안’에도 타깃 데이트 펀드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장기 안정적인 재산증식을 지원하기 위해 자산배분펀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자산배분펀드는 다른 투자대상과 전략을 가진 복수의 펀드에 분산투자하고, 주기적으로 리밸런싱하는 펀드를 말한다. 대표적인 유형이 타깃 데이트 펀드와 라이프사이클 펀드다.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은퇴까지 기간이 긴 경우에 주식투자의 비중을 높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상품이다. 
 
금융위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투자자의 연령대와 상황에 따라 펀드 내 자산배분이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자산배분펀드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며 “자산배분펀드 제도를 도입해 자산배분펀드가 목적에 맞게 운용될 수 있도록 특례를 인정하고 별도의 규제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외국에서 크게 활성화되고 있는 TDF 등 자산배분펀드 도입과 디폴트 옵션 제도를 통해 연금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디폴트 옵션은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사전에 사업자가 설계한 상품으로 자동 운용되는 것을 말한다. 

TDF, 미국 연금자산 운용수단으로 활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TDF는 2000년 중반 미국의 대표상품제도인 적격디폴트 투자상품제도 도입으로 인해 최적의 연금자산 운용수단으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TDF는 1993년 바클레이즈 글로벌과 웰스파고, 피델리티에 의해 최초로 도입됐다. 
 
전성주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의 경우 저금리 상황에서 DC형 퇴직연금의 자산운용이 과도하게 원리금 보장상품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제도적으로 대표상품이 지정될 경우 합리적인 은퇴자산 운용을 위해 TDF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상품은 개인의 여러 상황을 감안해 연금자산 운용전략이 내재된 상품을 말하는데, 대표상품이 자동투자옵션에 포함될 경우 연금가입자가 별도로 운용방법을 지정하지 않았을 때 사전에 지정된 대표상품을 통해 연금자산이 자동적으로 운용된다.
 
전성주 연구원은 “현재는 연금가입자가 운용지시를 하지 않았을 경우 사업자가 실적배당형 상품을 판매할 수 없는데, 적격성을 심사받은 소수의 디폴트 상품이 먼저 가입자에게 제시되는 방법으로 제도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형 TDF 시판  
 
이런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한국형 TDF를 시중에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삼성자산운용은 미국에서 실제 TDF를 운용하고 있는 캐피탈그룹의 데이터베이스와 분석 노하우를 한국형으로 설계해 퇴직연령, 기대수명, 취업연령, 임금상승률 등 미국인과는 다른 한국인 고유의 자산배분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한국형 TDF는 2020년부터 2045년까지 매 5년 단위의 은퇴시점인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펀드 등 총 6개 펀드로 구성했다. 6개 TDF는 캐피탈그룹이 운용하는 11개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분산 투자한다. 투자 대상은 미국, 유럽, 아시아, 이머징시장의 주식과 채권펀드를 망라한다. 
 
쇼 와그너 캐피탈그룹 회장은 “미국의 TDF시장은 90년대 중반 첫 선을 보인 후 현재 시장규모가 약 7630억달러(약 900조원)규모로 성장했다”며 “한국의 금융상황과 한국인의 라이프사이클 변화에 맞춰 연금 제도가 개편되고 있어 TDF상품이 크게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미국도 2006년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 제도가 도입되면서 TDF가 크게 성장했다”며 “한국 퇴직연금 제도도 이에 맞춰 개편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래·은퇴 대비 연금자산 관리수단으로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