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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1억대 이동찬 뇌물 수수' 현직 경찰관에 징역 10년 구형
"경찰 공무원 신분 망각하고 법조브로커 요구대로 직무 행사해"
2016-12-21 13:24:48 2016-12-21 13:24:48
[뉴스토마토 홍연기자] 수사 청탁 대가로 법조브로커 이동찬씨(44·구속기소)로부터 1억원 상당을 받은 현직 경찰 간부에게 징역 10년과 추징금 6000만원이 구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21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구모 경정에게 “누구보다도 높은 도덕성을 가져야 하는 경찰 공무원이 자신의 신분을 망각하고 법조브로커의 요구대로 직무를 행사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구 경정은 이씨 사건 해결을 위해 알선·청탁 등을 하며 발벗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씨를 소개받은 뒤 사건 청탁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해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한 경위는 구 경정을 원망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점 등을 고려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구 경정이 이 씨로부터 받은 5000만원에 대해서는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은 점, 관봉형태의 현금 거래인 점 등을 들어 뇌물로 판단했다. 
 
구 씨 측 변호인은 이씨로부터 받은 5000만원은 뇌물이 아니라 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씨를 알게 된 경위와 그의 진술만으로 수뢰액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으므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뇌물 혐의가 아니라 형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구모 경정은 최후진술에서 “평소에 책임을 강조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는데 오래된 인연 탓에 이씨에게는 그러지 못했다”며 “재회 이전으로 시간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위야 어찌 됐던 이 자리에 서게 된 점을 깊이 반성하며,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을 헤아려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구 경정은 서울 강남경찰서 등에서 근무하며 2015년 4월부터 1년여 동안 사건 청탁 등의 대가로 이씨로부터 13차례에 걸쳐 1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구 경정은 강남경찰서 과장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4~8월 유사수신업체 리트파트너스 대표인 송모(40·수감중)씨 사건을 잘 처리해주는 대가로 6000만원을 챙긴 혐의가 있다. 구씨는 송씨를 유사수신 혐의로 입건하라는 검찰의 지시를 받았지만 이를 무시하고 미인가 금융업 운영에 따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사건을 넘겼다. 
 
구 경정은 같은 해 10월부터 올해 4월 사이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기소된 최유정 변호사(46·여) 관련 사건 청탁과 함께 이씨로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5000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뢰)도 있다. 이중에서는 최 변호사가 거액의 수임료 문제 등으로 자신을 폭행했다며 정운호(51·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고소한 사건도 포함돼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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