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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노조가 임원퇴진 요구"…임단협 파행
사측 "노조의 인사권 개입 수용 못해" 노조 "사측 약속 믿을 수 없어"
2017-10-18 16:07:28 2017-10-18 16:07:28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하이트진로(000080) 노사간 임단협이 파행을 빚으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파업 장기화로 참이슬 공급차질이 심해지면서 이른바 '참이슬 대란'까지 벌어지는 가운데 사측과 노조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파업 장기화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던 하이트진로 사측은 20차 교섭을 끝으로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파업의 명분이 없다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8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사측과 노조는 16일부터 17일까지 20차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노조는 표면적으로는 임금인상,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임단협 참여 선결조건으로 회사의 본질적인 인사권에 해당하는 '책임임원 퇴진'이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17차(11일), 18차(12일), 19차(13일), 20차(16~17일)까지 교섭이 진행되는 중에도 파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노조가 교섭에 '대표이사 참여'라는 이례적인 요구를 지속해 교착상태의 노사관계를 해결하고자 17차와 20차 교섭에 대표이사가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또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인상안을 기존 입장인 '동결'에서 한 발 물러나 '기본급 인상검토'로 양보하고 '고용보장안'을 선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파업 철회가 아닌 '책임임원 퇴진'이라는 '인사권'에 관여하는 무리한 요구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속된 파업으로 거래처에 제품공급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회사의 대외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직원들도 많이 지쳐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이 길어지자 파업의 명분과 목적에 대해 의문을 갖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관리 영업직군의 복귀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주요 제품인 참이슬과 필라이트 등의 공급 차질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편의점에서 참이슬 발주 중단 지침이 내려진 가운데 필라이트 등 맥주 역시 재고가 급속도로 소진 중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임단협 협상쟁점과 회사의 고유권한인 '인사권' 문제는 별개사항"이라며 "회사는 노조가 임단협 교섭테이블에 조속히 복귀해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 측은 회사 측의 이야기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인력감축이 없을 것이라는 회사 주장을 믿을 수 없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하이트진로 노조의 파업사태로 소주 공급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참이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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