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공정위 2차 면담을 하루 앞둔 막판까지 삼성이 참석자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지난 1차 면담 때는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삼성을 대표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사업부문별 최고책임자를 선임하며 새로운 체제의 개막을 알렸다. 이사회 의장 후보로 이상훈 사장이 추천됐으며, 김기남(DS)·고동진(IM)·김현석(CE) 신 트로이카 체제를 출범시켰다. 이 사장은 경영지원실장(CFO)을 사퇴하며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이사회 의사봉을 맡아 이사회 중심의 '뉴 삼성' 안착을 시도한다.
앞서 재계는 이 사장의 참석을 점쳐왔다. 이사회 의장을 맡게 돼 참석이 당연시 되는 분위기나, 삼성은 이 사장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듯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1일 “권 부회장을 대신해 대표자를 선정하는데 내부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이 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내년 이사회 의장 선임 전까지는 활동에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딱히 묘수도 없다. 세대교체된 3명의 사업부문장들은 전문가 CEO로, 그룹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엔 어울리지 않는다. 돌고 돌아 권오현 부회장이 다시 테이블에 앉을 수도 있다.
다른 그룹들은 1차 간담회에 참석했던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 사장이 변동 없이 나온다. 롯데에서는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미 해당 그룹에 간담회 논의 주제를 전달했고, 그룹들도 준비를 마쳤다. 지배구조 개선과 하도급 거래 관행 등이 공통된 주제인 것으로 전해졌다. 5대그룹 관계자는 “미팅 준비에 정신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2차 면담은 앞서 1차 때보다 밀도를 더할 전망이다. 공정위는 지난 9월21일 대기업집단 불공정행위 감시 및 제도 개선 목적으로 기업집단국을 출범시켰다. 재계 저승사자로 불렸던 조사국의 부활이다. 이번 면담 준비를 전담한 것도 기업집단국이다. 김 위원장은 이를 통해 면담의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공정위가 중소 하도급 업체 기술탈취 재조사에 착수한 것이 당면 현안이다. SK와 LG는 이동통신사의 무약정폰 가격 담합 조사 등 독과점 문제가 떠올랐다. 두 그룹은 브랜드 수수료가 부적절하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롯데는 공항 면세점 담합 혐의가 공정위 조사망에 올랐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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