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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빴던 트럼프 방한 1박2일, 2박3일 방일보다 알찼다
35분 국회연설 중 박수 22번…조원진, 피켓시위하다 퇴장
2017-11-08 17:53:43 2017-11-08 17:53:43
[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8일 낮 11시20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손을 잡고서다. 박수가 쏟아진다. 본회의장을 가득 메운 650명의 여야 의원과 참석 외교단은 일제히 기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국회에서 24년 만의 미국 대통령 국회 연설을 하기 위해 본회의장에 멜라니아 여사와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 연설은 당초 오전 11시로 예정돼 있었으나 20분 늦었다. DMZ 방문 등 일정 조율과 연설문 최종 수정에 시간을 쓴 탓이다. 기다리고 있던 정세균 국회의장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문을 손보는 것 같다. 잠깐 기다려주셔야겠다”며 여야 의원들과 참석한 외교단에 양해를 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상에 오르자 사방에선 연신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파란색 양복에 광택이 표현된 넥타이를 맨 트럼프 대통령은 상의 왼쪽에는 미국 성조기 배지를 달았다.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검은 옷을 입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국회에서 24년 만의 미국 대통령이 국회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친애하는 정 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이라며 힘 있는 목소리로 연설을 시작하자 박수갈채가 본회의장을 덮었다. 35분간의 연설을 마치며 트럼프 대통령은 치켜 든 엄지로 이에 화답했다. 연설 중엔 총 22차례의 박수가 쏟아졌다. 지난 1993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받은 박수(7회)보다 세 배 더 많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연설을 마친 후 정세균 국회의장과 추미애 등 의원들과 악수를 나눈 후 본회의장을 떠났다.
 
우려했던 불상사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전후로 일부 야당 의원들이 피켓을 들었다가 배치된 경위들로부터 제지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큰 소란이 일지는 않았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이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 석방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입장하다 경위의 제지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설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국회를 벗어나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국립현충원으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현충탑에 헌화하고 방명록을 남기는 것으로 1박2일간의 국빈방한 일정을 매듭짓고 아시아 세 번째 순방국인 중국으로 떠났다.
 
방한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8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숨 가쁜 이틀이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5년 만에 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첫날 평택 주한미군기지 방문을 시작으로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 국빈만찬까지 쉼 없는 하루를 보냈다. 이튿날 국회연설과 현충원 방문 일정까지 빈틈없이 소화하며 방문국가에 대한 예우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2박3일 미일정상회담에 비해 짧았던 이번 방한 일정은 보다 내실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일이 사적 친밀감을 과시하는 일정이었다면 1박2일의 방한은 실리와 격식을 모두 잡았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국 중 유일하게 국회연설을 한 것도 상징성을 갖는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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