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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 차체 경량화로 연비·환경규제 두마리 토끼 잡는다
차체 무게 10kg 감량시 연비 6% 개선…초고장력 강판·알루미늄 소재 적용↑
2018-01-03 06:00:00 2018-01-03 0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지구온난화 문제로 자동차 연비개선과 배기가스 감축 강화라는 큰 과제에 당면한 자동차업계가 차량 경량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0년까지 연비개선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차량 소재를 변경해 차체 무게를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차체의 무게가 기존대비 10% 줄면 연비는 최대 6%까지 개선될 수 있어 완성차업체들은 초고장력강판이나 알루미늄 등의 사용을 높이고 있다.
 
2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차체 무게를 10kg 줄이면 연비는 이전보다 2.8%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체 무게를 기존 대비 10% 줄일 경우에는 연비가 6% 개선되고 배출가스인 질소산화물과 일산화탄소도 각각 8.8%, 4.5%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국내외에서 자동차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동차업계는 연비 개선이라는 큰 과제를 직면하게 됐다. 한국은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자동차가 리터당 24.3km의 연비 규정을 맞춰야 하고, 중국은 리터당 20km, 미국은 리터당 21km, 유럽연합은 리터당 25.1km를 충족시켜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경우 한국은 연비규정을 맞추거나 온실가스 배출량을 1km당 97g까지 줄이면 된다. 미국에서는 2017년 차량을 기준으로 오는 2025년까지 1km당 89g, 유럽은 2021년까지 1km당 95g, 일본은 2020년까지 114g, 중국은 2025년까지 93g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은 초고장력 강판과 알루미늄 등 강성은 높이되 차량 무게는 줄일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해 무게 다이어트에 나섰다. 연비 개선을 위해 엔진을 개발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한계가 있어 차체의 무게를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차량 부품의 강성을 위해 무거운 소재들이 사용됐으나 알루미늄처럼 가벼우면서도 안정적인 소재, 초고장력 강판,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CFRP) 등의 사용이 늘고 있다. 알루미늄의 무게는 강철 대비 30% 수준이며, CFRP은 알루미늄 무게의 70%에 불과하다.
 
초고장력 강판 적용으로 차체 무게를 감량해 연비를 리터당 22.4km까지 끌어올린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 차체의 53%에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하고 후드와 테일게이트, 섀시 등 부품에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차체 무게를 줄여 리터당 22.4㎞의 연비를 달성했다. 현대·기아차는 쏘나타와 K7, EQ900의 차체에도 초고장력 강판을 51% 이상 적용했다. 현대차(005380)는 또한 바스프사와의 협업을 통해 고성능 N브랜드의 콘셉트카 RN30에 CFRP보다 더 가벼운 경량플라스틱소재를 적용한 바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11월 올뉴크루즈 디젤모델 차체에 초고장력강판, 소부경화강과 같은 고강도 재질을 74.6% 적용, 기존 크루즈 대비 110kg의 경량화에 성공했다. 또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엔진을 탑재해 차체 무게를 줄이면서 리터당 16km의 공인연비를 달성했다.
 
포드는 F-150 차체 전체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해 기존대비 무게를 340kg 감량했으며 BMW는 전기차 i3에 CFRP와 알루미늄 합금을 적용, 무게를 350kg 줄였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더커월드와이드는 오는 2025년 자동차 차체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비율이 18%로 지난 2015년 4% 대비 4배 이상, 도어에 적용되는 비율은 46%로 약 8배 늘어나는 등 알루미늄 적용 비중이 크게 늘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연비개선 기준을 맞추기 위해 완성차업체는 물론 부품사들도 다양한 소재를 통해 차체 무게를 줄이려고 노력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지엠 올뉴크루즈 디젤 모델은 초고장력강판 등의 고강도 재질 적용비율을 74.6%까지 높여 기존대비 차체 무게를 110kg 줄였다. 사진/한국지엠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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