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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하나금융 노조, 주총 앞두고 경영진 견제 드라이브
KB금융 노조협의회, 정관 개정·사외이사 선임 주주제안서 제출
KEB하나은행 노조, CEO 리스크 관련 의견서 주주·의결권자문사 등에 추가 제출
2018-02-07 15:04:42 2018-02-07 15:34:01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금융권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해당 금융사 노동조합이 경영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조와 KEB하나은행 노조는 다음달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비롯해 최고경영자(CEO) 리스크 위험성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국민은행 노조(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은행지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KB금융(105560)그룹 노조협의회(노협)는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과 이날 이사회 사무국에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2건의 정관개정안과 사외이사 후보 선임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다.
 
노협은 이를 위해 6개월 이상 보유한 지분 0.18%에 해당하는 주주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았다.
 
협의회는 우선 사외이사 선임 기준을 현행보다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협의회가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 기준은 최근 5년 이내에 공직 또는 정당에서 2년 이상 종사한 자를 3년간 이사 선임 시 배제하자는 것이다. 퇴직 후 3년간 업무와 관련된 기관에 재취업할 수 없도록 하는 공직자윤리법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협의회는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대표이사 회장을 배제할 것도 요구했다. 사추위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해 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KB금융은 최근 사추위에서 대표이사 회장을 제외하기로 결정하고 윤종규 회장이 사추위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협의회는 이에 대해 "이미 자신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 사외이사 예비후보 풀(pool) 구성과 인선자문위원 위촉을 마친 상태에서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동안 사추위가 비공개로 진행해온 인선자문위원 위촉 역시 주주들의 추천을 받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협의회는 주주 추천 사외이사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추천했다. 인사·조직관리 및 노사관계 분야 전문가인 권 교수는 시민사회 단체와 비영리기구 각종 정부기구 등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노협이 권 교수에 대해 기대하고 있는 역할은 감시자 역할이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권 교수가 경영진과 사외이사의 유착 관계를 잘 감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노조 역시 다음달 주총을 앞두고 주주와 의결권 자문사에 CEO 리스크 관련 의견서를 추가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대주주인 국민연금을 비롯해 의결권 자문사인 ISS,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그동안 지속 제기된 김 회장의 비위 혐의를 인지하고 적절한 의견을 제시해달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현재 김 회장은 최순실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금고지기 역할을 한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장에 대한 인사 비리와 '박근혜 창조경제 1호 기업'으로 알려진 아이카이스트에 대한 특혜 대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김 회장에 대한 비위 혐의가 다양한 만큼 다음달 초 관련 내용을 모두 적시한 의견서를 추가 제출할 예정"이라며 "김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회장 자격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제재를 받아 공석이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CEO 리스크와 관련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오른쪽)과 류제강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이 사외이사 선임 기준을 강화하고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이 담긴 주주제안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문지훈 기자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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