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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임희성 현대차 공주점 영업부장 "항상 준비된 자세가 판매왕 비결"
한달 평균 25대, 2001년 8월 입사 후 누적 5150대 돌파
9년 연속 현대차 판매왕 선정…"베푸는 영업 목표"
2018-02-28 06:00:00 2018-02-28 0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난해 완성차업계의 부진 속에서도 하루 한 대 이상 차량을 판매하면서 평생 한 번 하는 것도 힘든 판매왕을 9번 연속 수상한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2009년 처음 영업왕에 선정된 이후 작년에도 443대를 판매해 9년 연속 최다 판매직원으로 선정된 임희성 현대차 공주지점 영업부장이다.
 
임 부장은 2001년 8월 현대차에 입사한 이후 누적판매는 5150대를 돌파했으며, 이는 매달 평균 25대를 판매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휴일이나 명절연휴 등을 제외하면 17년 동안 매일 하루에 한 대씩을 판 셈이다.
 
임 부장은 “작년에도 영업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진심을 다해 고객을 만나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의 비결인 것 같다”면서 “올해도 고객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10년 연속 판매왕에 선정되는 게 목표”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좌우명을 ‘포기하지 말자’라고 정했는데, 때로는 힘들고 슬럼프가 오더라도 어려움을 극복해왔다”면서 “다만 지금까지는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왔다면 지금부터는 주위를 둘러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베푸는 영업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압도적인 누적 실적은 물론 작년에도 판매 2위(352대), 3위(310대)와도 큰 격차를 보일 정도로 독보적인 영업성과를 보이고 있는 임 부장을 만나 판매왕에 오를 수 있었던 영업 노하우 등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임희성 현대차 공주지점 영업부장은 2009년 이후 9년 연속 최다판매 직원으로 선정됐다. 사진/현대차
 
9년 연속 최다 판매직원에 선정된 비결은.
 
아무래도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인데, 나에게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판매왕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고객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내 일에 충분히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업무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막상 고객이 나를 필요로 할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없고 고객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주게 된다. 이런 것들이 쌓이다보면 나중에 큰 차이가 나게 된다. 항상 준비된 자세로 꾸준히 영업을 하다보니 예상과는 다르게 판매 1등을 다년간 하게 됐다. 언젠가는 판매 등수가 떨어질 것이고 그 시점이 올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마음에 흔들림 없이 고객에게 준비된 자세로 다가가겠다. 올해도 1등을 하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항상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
 
고객과의 접촉이 많은 직종인데 노하우가 있다면.
 
내 스마트폰에 고객 연락처만 5000개 이상 저장돼있다. 하루에 100통 이상 고객들에게 전화가 오고, 그와 비슷하게 내가 고객들에게 연락하고 있다. 그 외에도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을 통해 고객과 수시로 소통한다. 기본적인 고객상담부터 자동차 출고 일정, 각종 서류준비 안내 등 매우 많은 것들을 챙겨야 한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봐야 하는데, 아무래도 직업의 특성 상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매우 바쁜 일상을 보내다보니 어떤 고객과는 몇년간 연락을 하지 못할 때도 있는데 고객 한 분 한 분을 기억하기 위해 고객의 이름 뿐 아니라 구매했던 차량과 색상, 옵션, 특징 등을 세세하게 메모했다. 그래서 몇 년 만에 전화가 와도 고객을 기억해서 자연스럽에 고객을 응대할 수 있었고 고객의 니즈에 맞게 다가갈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연락이 없었는데도 나를 기억하고 있구나’ 하면서 나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좋은 실적의 원동력이 됐다.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기가 어렵다. 어떤식으로 풀어가는가.
 
입사 초기에는 이미지 메이킹에 주력했다. 나를 알릴 수 있도록 내 이름과 연락처, ‘판매왕’이라는 타이틀 등의 내용을 회사에서 영업용으로 제공한 차량에 랩핑해서 공주지역 방방곡곡 다녔다. 이런 방법을 통해 ‘임희성’이라는 이름을 고객들에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면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영업에 있어서 이미지 메이킹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경험했다. 그런데 영업에서는 판매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 또한 중요하다. 차를 팔 때와 팔고 나서의 행동이 다르면 안 된다. 내 신뢰도를 내 스스로 떨어뜨리는 행동이다. 얼마전에도 고객이 사고가 나서 사고처리 및 수리 과정에 도움을 드렸다. 진심으로 고객을 대하면 고객도 마음을 열고 나아가 나의 진실된 고객이 된다.
 
 
임 부장은 판매왕의 비결로 항상 업무에 준비된 자세를 꼽았다. 사진/현대차
 
 
작년 많이 판매한 차량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가장 많이 판매했다. 그 외에 그랜저IG, 싼타페DM, 아반떼AD도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았다. 올해는 신형 싼타페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다. 하루에도 전시장에 수십명의 고객들이 방문해 신형 싼타페를 살펴보고 견적을 알아보고 갈 정도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고객들의 선호하는 차량 스타일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 우선 고급차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났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이런 경향이 보인다. 아무래도 젊은 세대가 레저 문화를 좋아하고 넓은 트렁크 공간, 다른 사람과의 차별화 등을 추구하면서 SU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영업 초창기 시절 한 고객이 포터를 사려고 해서 한 달간 접촉했던 적이 있었다. 고객이 포크레인 기사라 현장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고객 부인을 찾아가서 대화를 나눴다. 그 가정의 경제권이 부인에게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고객 부인이 전화를 계속 받지 않았는데, 한 번 통화가 됐다가 아프다는 말을 남기고 다시 끊어졌다. 곧바로 집으로 찾아갔더니 고객 부인은 고통에 쓰려져 있었고 내가 이 분을 업고 병원 응급실로 갔다. 고객의 상황이 어려워서 결국 차량을 팔지는 못했지만 당시의 인연을 계기로 지금도 그분들과의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그때의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영업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17년 정도 현대차에서 영업을 하고 있고 판매왕에도 수차례 선정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업이 쉬운 것은 아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은데 스트레스와 피로가 누적되면서 최근 어깨와 목 부근에 담이 생겨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게다가 일부 고객들은 영업사원을 이용하려고만 할 때는 힘이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힘든 과정 속에서 고객이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등 내가 노력했던 부분에 대해서 인정해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고객 중에서는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않고 영업사원의 입장도 헤아려주는 경우도 있는데 보람을 넘어 고마움마저 드는 순간이 있다.
 
동종업계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한다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각자 잘하는 분야가 있다. 그런데 한 번에 자신의 소질이나 장점을 발견할 때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연하게 기회가 다가올 때도 많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모든 일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다보면 언젠가 기회를 쟁취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이다. 또한 모든 사람이 슬럼프를 겪는다. 나도 힘든 시기가 오면 기본으로 돌아가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새벽부터 전단지를 돌리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면서 슬럼프를 극복하는 계기를 찾는다.
 
앞으로의 계획은.
 
가족들에게 인정받는 가장, 동료들에게는 신뢰받는 직원이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리고 9년 연속 판매왕에 선정됐으니 올해 더욱 잘해서 10년 연속 기록을 세우고 싶다. 영업 초창기에는 ‘보여주는 영업’에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베푸는 영업’을 하면서 주변을 돌아보면서 더욱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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