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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반짝 흑자' 1년 만에 적자 위기
한파·폭설로 보험금 지급 늘어…보험료 수준은 당분간 유지될 듯
2018-03-26 15:22:33 2018-03-26 15:22:33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손해보험업계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손해율 개선의 영향으로 보험료는 인하됐지만, 보험금 지급은 올 초부터 계속된 폭설로 인해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000810), 현대해상(001450), DB손해보험(005830), KB손해보험(002550), 메리츠화재(000060) 등 5개 대형 손해보험사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6.2%로 지난해 같은 기간(75.6%)보다 10.6%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사별로는 삼성화재 85.5%, 현대해상 85.3%, DB손보 90.1%, KB손보 88.1%, 메리츠화재 82.0%로 모두 적정 손해율(77~78%)을 크게 웃돌았다.
 
손해율 상승 원인으로는 예년보다 길어진 한파와 폭설이 꼽힌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한파가 이어지면서 차량 고장으로 인한 긴급출동 횟수가 늘고, 폭설로 교통사고가 증가하면서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보험금도 늘어나 손해율이 전반적으로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손보사들이 지난해 손해율 개선을 감안해 보험료를 인하한 것도 올해 손해율 상승의 배경이 됐다.
 
문제는 올 여름부터다. 지난해에는 태풍이나 폭우 등 자연재해가 적어 보험금 지출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올해 자연재해가 예년 수준으로 발생한다면 지난해 기저효과로 인해 손해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자동차 보험 처리 시 정비수가 인상, 일용직 시중노임단가 인상에 따른 대인배상(휴업손해액) 증가 등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오른다고 해도 당장 보험료 인상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보험료 인상에 부정적인 데다, 아직까진 보험사들도 손해율 상승에 대응할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등락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내년에 손해율이 다시 낮아질 수도 있는데, 당장 손해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바로 보험료를 올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보험사들은 개인용 자동차보험에서 특별약관 할인율을 소폭 조정하는 수준에서 손해율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화재는 주행거리연동할인(마일리지) 특약 할인율을, KB손보는 3년 연속 무사고 할인 특약 할인율을 각각 손봤다. 타 보험사들도 손해율 추이에 따라 일부 특약의 할인율을 조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3일 오전 강원도 정선군 남면 민둥산 사거리 도로에서 15중 추돌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차량들이 뒤엉켜 있다. 사진/뉴시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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