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이통사 마케팅비용, 매출액 20%로 제한"
이통사, 공동 앱스토어 구축 의사도 밝혀
2010-03-05 17:34:53 2010-03-08 11:34:38
[뉴스토마토 나윤주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사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줄이기 위해 마케팅비 총액을 각사 매출액의 20% 수준으로 하는 '마케팅비 준수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통사·단말기제조사·포털 CEO 간담회에서 "통신은 산업경쟁력이 달린 문제"라면서, "임기가 남아 있는 동안 적어도 과다한 마케팅 경쟁 문제만은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출혈경쟁 방지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등 해외 사업자의 마케팅 비용을 고려해 유무선 분야별로 각각 매출액 대비 약 20% 수준을 가이드라인으로 정하고, 다만 올해에는 스마트폰 등 국내 단말기 시장의 활성화나 판매점, 영업점 종사자 고용문제 등을 고려해 22% 수준으로 정했다.
 
현재 이통사 3사가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하는 금액은 8조6000억원에 달한다. 마케팅 비용이 20%로 줄어들 경우 약 2조4500억원을 절감할 수 있고, 22%로 줄이는 경우에도 1조9000억원 정도가 절감된다. 
 
방통위는 이렇게 절감한 마케팅 비용을 이동통신사가 연구개발(R&D)과 투자 등에 사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만약 이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통신사가 통신요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게 방통위의 방침이다.
 
KT(030200), SK텔레콤(017670), LG텔레콤(032640) 3사 대표들도 '통신시장의 건전한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마케팅 경쟁을 지양하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덤핑이나 현금마케팅 등 불법 판매들이 3회 이상 적발되면 CEO들이 책임을 느껴야 한다"면서 "CEO들이 직을 걸고 해야 시장의 질서가 바로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구글이나 애플 등 글로벌 업체들이 국내 통신시장에 들어와 경쟁하고 있는데, 우리의 당면한 현실은 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는 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프리캐시플로우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지 않을 경우 이런 현실을 타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마케팅 비용을 규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태스크포스팀(TF)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상철 LG텔레콤 부회장도 "보조금 문제는 13년 된 고질적인 문제"라면서 "신사협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구체적인 행위나 경우, 수치 등을 정해 규제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방통위는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매 분기별로 마케팅비 지출 현황 공표 등 정기적인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결과 위법행위가 적발된 사업자는 과징금 부과, 영업정지 등의 강력한 제재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담반을 이달 안으로 구성해 구체적인 이행방안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통사 3사는 이날 공동선언문 외에도 각사가 운영하고 있던 앱스토어를 하나로 통합해 운영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슈퍼 앱스토어' WAC(Wholesale App Community)와의 호환성을 고려해 늦어도 4월까지 TF팀을 운영해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밖에 국내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해 이통사-단말기 제조사-인터넷 사업자 간의 상생과 협력을 다짐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음성인식 등 자사의 첨단기술을 타사와 공유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LG텔레콤도 자사 기술을 공유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3대 이동통신사 대표들은 이날 통신산업에서 지금까지의 폐쇄적인 경쟁 구조를 개방해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는 데 힘을 모으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뉴스토마토 나윤주 기자 yunj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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