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전문자문단 급조해 결론"…외압 의혹 간부 불기소 비판
"과정이 공정해야 결과도 공정할 수 있다" 지적
입력 : 2018-05-20 18:11:29 수정 : 2018-05-20 20:07:19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강원랜드(035250) 채용 비리 수사 과정에서 검찰 고위 간부가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자문단이 불기소 의견을 낸 가운데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가 "전문자문단을 급조해 원하던 결론을 얻었다"고 비판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검사는 지난 19일 자신의 SNS에 "과정이 공정해야 결과도 공정할 수 있다"며 "애초 강원랜드 수사단에서 요구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그 위원을 250여명의 인재풀에서 무작위로 추첨해 정하기 때문에 맞춤형 결론을 유도하기 어렵고, 그 구성과 심의 과정, 결과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태근 전 검찰국장의 직권남용에 대해 구속기소 의견이었던 종래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선례가 뼈아팠나 본다"며 "종래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뒤집고, 대검찰청이 위원 과반을 위촉하는 전문자문단을 맞춤형으로 급조해 원하던 결론을 도출했다. 비난이 예상됨에도 그 비난을 감수해야 할 만큼 궁지에 빠져 있음을 본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법과 원칙에 우선하는 상명하복의 잘못된 조직 문화가 검찰 내외의 반발에 부딪혀 쩍쩍 갈라지는 소리를 듣고 있다"며 "검찰 구성원으로서 고통스러운 시간입니다만, '검찰의 검찰'이 아니라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부득이 겪어야 하는 고통이기에 기꺼이 감수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미현 검사가 지치지 않도록 힘껏 응원해 주시기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강원랜드 채용 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은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 부분에 대해 수사한 결과 일부 사실에 관해 검찰 고위 간부들에 대해 기소함이 상당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객관적 검증을 받기 위해 총장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며 "총장은 부정적 의견을 피력해 수사단장은 '소집 요청을 철회했다"고 폭로했다. 수사단은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서도 "전문자문단의 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영장 청구를 보류하고 있다"고도 했다.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어 문무일 검찰총장이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소환을 막으려고 외압을 행사했다고 폭로했다. "문무일 총장은 지난해 12월8일 권성동 의원에 대한 소환이 필요하다는 보고에 대해 이영주 춘천지검장의 대면보고 자리에서 크게 질책했다"면서 "당시 문 총장은 '국회의원의 경우에는 다른 일반 사건과 달리 조사가 없이 충분히 기소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면 소환을 못 한다'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지적을 했다"고 주장했다.
 
자문단은 18일 오후 1시부터 11시간30분 동안 심의를 거쳐 외압 의혹이 제기된 김우현 대검찰청 반부패부장과 최종원 서울남부지검장(전 춘천지검장)에게 직권남용 혐의가 없다며 모두 불기소 의견으로 의결했다. 이후 수사단은 19일 강원랜드의 채용 비리와 관련해 권 의원에 대해 업무방해·제3자뇌물수수·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인턴 비서를 포함해 총 10명 이상을 부정하게 채용하도록 강원랜드에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권 의원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한편 대검은 자문단 구성과 관련해 16일 "대검과 수사단은 전문자문단 구성과 운영에 관해 상호 협의해 5월8일 '강원랜드 채용비리 및 수사외압 의혹 사건 관련 전문자문단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지시' 내규를 마련했다"며 "이 내규 제4조 제2항에 따르면 '전문자문단의 단원은 형사사법제도 등에 학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서 덕망과 식견이 풍부한 전문가 중에서 검찰총장이 위촉한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관련 수사단은 필요한 경우 검찰총장에게 이에 관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조항에 따라 대검은 총 10명의 후보를 수사단에 송부했고, 수사단이 부적절하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5명을 제외하고 수사단이 추천한 후보 5명 중 2명을 포함해 최종적으로 7명을 단원으로 선정했다"며 "위원 구성에서 대검이 추천한 4명, 수사단이 추천한 3명으로 구성하기로 하는 협의는 없었고, 내규 제4조 제2항과 같이 검찰총장이 수사단의 의견을 듣고 단원을 최종적으로 위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문단원은 변호사 4명, 대학교수 3명 등 총 7명으로, 모두 10년 이상 법조계 실무 경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대검찰청.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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