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삼성, 중국 시장 고전에 덩치도 ‘축소’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육성 정책도 불안 요소
2018-06-17 16:58:25 2018-06-17 16:58:25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 중국 현지 임직원 수와 생산거점 수가 함께 줄어들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과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보호 정책이 투자매력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에서 현지 기업에 밀려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다.
 
17일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중국 현지 임직원 수는 3만4843명이었다. 2013년 6만316명에서 2014년 5만6492명, 2015년 4만4948명, 2016년 3만7070명  등 4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생산거점 감소도 이어졌다. 중국은 2014년 생산거점이 13개였지만, 2016년 12개에서 지난해 11개로 줄었다. 삼성전자의 주요 생산기지로 부상한 베트남 생산거점은 2014년 7개에서 지난해 9개로 늘었다.
 
 
 
이는 삼성전자의 사업이 현지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의 중국 지역 매출액은 2016년 35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38조3000억원으로 늘었지만 전체 매출액 중 차지하는 비중은 18%에서 16%로 떨어졌다. 올해 반도체 부문을 제외하고는 좀처럼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 판매법인 삼성차이나인베스트먼트(SCIC)는 수년간 실적이 감소한 끝에 올해 1분기 순손실 8억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생산법인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디스플레이 생산법인 쑤저우(SSL)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6.9% 줄었고, 순이익은 68.7% 감소했다. 전자제품 생산법인 후이저우(SEHZ)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24.1% 줄었다. 반도체 생산법인 상하이 삼성 세미콘덕터(SCS)만이 순이익이 2.9% 증가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업체들에 밀리면서 지속 하락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3.1%, 2분기 2.7%, 3분기 2.0%, 4분기 0.8%까지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는 1%대 점유율을 회복했으나 여전히 존재감은 미미한 상황이다. 가전제품 시장도 현지 기업이 독차지하고 있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TCL·하이얼 등은 세계시장에서 한국 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정도로 성장했다. 
 
동남아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과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육성을 위한 한국 기업 제재도 불안 요소다. 중국 인사부가 최근 발표한 최저임금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국 주요도시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베트남 주요도시의 최저임금의 두 배 수준이다. 여기에 중국 반독점 조사기구는 지난달 31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메모리반도체 가격 담합 혐의 조사에 나섰다. 최근 들어 지나치게 상승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 관련, 3사간 가격 담합이나 반도체 공급 조절 등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한다는 목적이다. 하지만 업계는 중국 기업들의 반도체 기술력이 뒤떨어진 상황에서 선두권인 한국 업체를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면서 한국 업체들을 제재하거나 승인을 미루는 방식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