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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청년 목소리 전달할 상설 협의체 만들겠습니다”
26살로 당선된 최연소 서울시의원…“편부슬하 차별 겪으며 정치인 꿈꿔”
“진심·겸손이 나이라는 단점 덮어줘… 시민 걱정 알고 있으니 기대해달라
2018-07-10 06:00:00 2018-07-10 10:45:26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지난 6·13 지방선거의 특징 중 하나는 이른바 ‘청년 정치인’들의 약진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20대 젊은 시의원이 탄생하기도 했다. 성동구 제1선거구(금호·옥수동)에 출마한 이동현 당선인(더불어민주당)은 26살이라는 다소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50%가 넘는 득표율로 당당히 현실정치에 입문했다. 경쟁 후보가 전·현직 시의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결과다. 이 의원 본인도 생각지도 못했던 결과였다고 한다. 어릴 적 겪은 남모를 차별로 인해 직업정치인을 꿈꿔왔다는 그는 일찍이 지역구로 들어가 주민들과 호흡했다. 지방정치는 생활정치라는 신념에서다. 결국 진심은 통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정책을 제안하기보다 주민이 원하는 정책을 만들어가겠다고 정치신인으로서의 각오를 말했다. 또 본인 스스로가 청년이기에 그 어떤 의원보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기울여 듣겠다고 약속했다. 이 의원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최연소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된 이동현 시의원. 사진/이동현 시의원 
 
다시 한번 당선을 축하한다. 소감이 어떤가. 
 
생각지도 못한 지지를 보내주셔서 개표 결과를 보고 많이 놀랐다. 내가 잘나서 당선됐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더 겸손한 마음으로 주민과 서울 시민 곁에서 일하겠다. 당선되고 더 바빠졌다. 요즘에는 주민들 찾아다니며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인터뷰 전에도 동네 청소를 다녀왔는데, 시의원이 참석한 건 처음이라고 하시면서 많은 응원을 보내 주셨다. 지역에서 태어나 쭉 자라다 보니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감사하면서도 마음이 매우 무겁다. 
 
첫 선거인만큼 배운 것도 많았을 것 같은데. 
 
처음에는 너무 어리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경쟁 후보분들도 전·현직 시의원 출신이시다 보니 쉽지 않았다. 결국 진심이 통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꼭 필요한 거점유세만 하고, 진심이 통할 때까지 2번 3번 계속 찾아갔다. 민감한 질문이 나와도 피하지 않았다. 당장 해결 방법이 없더라도 논의해보겠다고, 찾아보겠다며 진심으로 말씀드렸다. 의외로 주민분들은 네거티브 선거를 하지 않은 부분을 높이 평가해주셨다. 솔직히 내 얘기를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했다. 성동구와 서울의 미래를 얘기하고 싶었지 네거티브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주민들이 싫어하는 걸 알기 때문에 불필요한 문자 발송도 하지 않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주민들 처지에서 생각하고 진심으로 다가갔던 게 통한 거 같다. 이 자리를 빌려 주민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다른 20대와 달리 취업 대신 직업정치인을 선택한 이유는. 
 
편부가정에서 자라면서 차별을 겪었다. 고등학교 시절 학생회장에 출마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편부가정이라는 이유로 출마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다. 지금은 한부모 가정이라는 단어가 있지만, 그때는 엄마 없는 아이로 불렸다. 내가 만약 당선되면 어머니가 학부모 운영위원회 활동을 해야 하는데 학교에서는 그 부분을 우려했다. 너무 큰 차별이라고 느꼈다. 그 일이 직업 정치인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증폭제가 된 것 같다.  
 
제도권 정치에 들어오기까지 준비 과정은. 
 
성인이 되자마자 민주당에 입당했다. 지역 청소년 특별위원장을 시작으로 대학생 위원장, 국회 입법보조원, 18대 대선 선거캠프 활동 등 직업 정치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특히, 지방정치는 생활정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성동구 지역 주민을 속으로 들어갔다. 지역 자원봉사만 2000시간을 넘길 정도로 주민 곁에서 일하려고 노력했다. 
 
무엇보다 성동구 주민참여예산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주민들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주민참여예산위원은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걸 정확히 알 수 있는 자리다. 예산에 대해서도 많은 걸 배웠다. 작은 규모라고 할 수 있지만 적게는 몇천만원에서 몇억까지 예산을 집행하면서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지역구인 성동구 주민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지난 4년 성동구가 도약한 건 분명하다. 하지만 금호역~금남시장 간 도로확장 등 여러 가지 숙원사업들이 남아있다. 또 성동구는 중학생보다 초등학생 수가 많고 초등학생보다 영유아가 더 많다. 공보육률이 50%가 넘어가는 도시이지만 아직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자라면서 떠나는 아이들도 많다. 단적인 예로 어린이집을 가려고 해도 기다리는 기간이 상당하다. 아이들이 많은 건 좋은 현상이지만 육아에 있어 아쉬운 부분도 많다. 어머님들 같은 경우는 보행로에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 힘들다고 많이들 말씀하신다. 이런 부분들을 하나하나 개선해나가면서 아동친화도시로 만들어보고 싶다. 보육과 교육을 책임지도는 도시로 성장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 
 
지난 6.13 지방선거 기간 당시 이동현 후보가 주민들에게 인사를 드리며 거리 유세를 있다. 사진/이동현 시의원
 
청년 시의원이기에 청년들의 기대감도 높다. 앞으로 4년 청년들을 위해 어떤 계획을 하고 있나. 
 
아직 우리 사회에서 청년의 위치는 모든 부분에서 미비하다. 유독 청년의 목소리만 외면받는다. 청년의회나 청년 유니온처럼 청년의 목소리를 담아낼 그릇이 있지만 일회성 전달에 그치는 한계가 있다. 당선 전이나 후에도 청년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달할 창구를 만들어달라는 요구였다. 청년, 대학생, 서울시, 서울시의회가 함께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싶다. 상시로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기구가 필요하다. 만약 상설 협의체 구성이 힘들다면 직접 찾아가 만나겠다. 대학교 총학생회라도 만나서 이야기를 모아볼 생각이다. 
 
그동안 서울시에서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 ‘2030역세권 청년주택’ 등 다양한 청년정책을 내놨다. 어떻게 평가하나. 
 
정말 좋은 정책이었다. 다만, 청년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청년들과의 소통이 부재했다. 이제는 홍보도 일방적인 시대는 지났다. 주변에 청년들 입을 통해 서울시 청년정책을 접하기 힘들었다. 양방향을 통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조금 아쉽다. 시에서 할 수 있는 홍보도 분명 한계가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협의체 등을 통해 청년과 함께 논의하고 홍보했다면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청년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고려할 때 청년들과 함께 만든 정책이라면 홍보도 함께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청년 분야와 관련해 서울시에 바라는 부분은.
 
서울혁신기획관을 국으로 위상을 높였으면 한다. 교육정책도 그렇지만 사실 청년정책도 먼 미래를 보고 가야 한다. 청년정책도 몇 개년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청년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으며 부족한 점을 채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서울혁신기획관보다는 규모가 커졌으면 한다. 선거기간 박원순 서울시장이 방문했을 때도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말씀드렸다. 시장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함께 논의해보자고 말씀했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미래에 어떤 목표를 두고 있나. 
 
이제 처음 서울시의회에 발을 디딘 만큼, 이후 제 정치적 목표를 말씀드리는 것은 저를 믿고 뽑아주신 서울시민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목표가 있다면, 서울시 의원으로서 시민 곁에서, 시민과 함께 하는 의원이 되겠다는 것이 제 목표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소 어린 나이인데도 믿고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걱정이 앞서는 거 충분히 이해한다. 응원해주시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 있다. 선거 기간에도 그랬듯 앞으로의 4년도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일하겠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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