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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모멘티브 인수 본계약 체결…글로벌 메이저 도약
원익QnC·SJL파트너스와 3자 컨소시엄 인수…약 3조5000억 규모
2018-09-13 19:28:35 2018-09-13 19:28:35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KCC(002380)가 미국의 글로벌 실리콘 제조업체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Momentive Performance Materials Inc)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KCC는 이날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반도체 원료·장비를 생산하는 원익QnC, 사모펀드(PEF) 운용사 SJL 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모멘티브를 인수하기로 한 안건을 통과시키며 인수를 최종 확정했다. 이사회 직후에는 서울 중구 회현동 법무법인 세종 사무실에서 정몽진 KCC 회장을 비롯한 회사 주요 임원진과 임석정 SJL파트너스 대표, 잭 보스(Jack Boss) 모멘티브 대표, 브래들리 벨(Bradley Bell) 이사회 의장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CC컨소시엄의 모멘티브 인수는 한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거래 중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80억달러)와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인수(49억달러)에 이어 3번째로 큰 거래다.
 
KCC는 컨소시엄을 통해 모멘티브를 인수한 뒤 실리콘 사업과 쿼츠(석영) 사업을 분리할 계획이다. 모멘티브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리콘 사업은 KCC가 운영하고, 나머지 쿼츠 사업은 원익QnC가 운영하는 방식이다. SJL파트너스는 각 회사 지분 절반씩을 소유하게 된다.
 
이번 인수가 완료되면 KCC는 글로벌 실리콘 시장에서 미국의 다우듀폰, 독일의 바커 등과 함께 글로벌 주요 플레이어 수준의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국내 최초로 실리콘 제조 기술을 독자 개발해 점진적으로 시장을 확대해온 KCC가 종합 실리콘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확보한 것이다.
 
KCC 관계자는 "미국, 일본, 독일 기업이 주를 이루던 실리콘 업계에 KCC가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 시장 진출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며 "사업군도 모멘티브 인수로 주력 사업이 된 실리콘을 중심으로 첨단 소재는 물론 도료, 유리, 바닥재, 창호 등 종합 건자재와 인테리어까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국내는 물론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로 KCC의 연간 연결 매출액은 작년 기준 3조8000억원의 두 배 가까운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KCC그룹 전체 매출도 지난해 5조7000억원에서 8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모멘티브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이 11억3800만달러에서 올 상반기 13억6100만달러로 약 18% 성장했다. 특히 올 하반기 매출액은 약 13억39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총 매출액 규모는 약 2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보다 약 17% 증가한 수치다. 매출총이익도 작년보다 25% 이상 증가가 예상돼 KCC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모멘티브는 실리콘, 쿼츠 업계에서 첨단기술 소재 제품을 공급하는 굴지의 특수소재 전문기업이다. 2006년 미국 사모펀드 아폴로PE가 제너럴일렉트릭(GE) 핵심 계열사였던 GE어드밴스드머티리얼즈와 GE바이엘실리콘, GE도시바실리콘 등을 M&A한 뒤 출범시킨 회사다. 미국의 다우듀폰, 독일의 바커와 함께 세계 3대 실리콘 및 쿼츠 기업으로 꼽히며, 지난해 매출액은 23억31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전세계 주요 지역에 16개 실리콘 생산공장을 포함해 총 24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KCC가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반도체, 자동차, 화장품 등 한국 주력 산업의 기초 원료가 되는 핵심 소재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 산업 전반에서 긍정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또한 실리콘 산업은 친환경·경량화 소재 수요 증가 추세에 힘입어 향후 세계 경제 성장률보다 2~3% 이상 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전망이 더욱 기대된다.
 
KCC 관계자는 "모멘티브는 약 80년에 이르는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축적된 기술 개발 능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유?무기화학을 아우르는 KCC의 기술력과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기능성 첨가제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기존 아시아 지역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온 데 이어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지역의 시장을 넓히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CC 의 해외기업 인수 합병은 2011년 영국 실리콘 기업인 바실돈(Basildon Chemical Company Ltd.) 인수 이후 두 번째다. 바실돈 역시 실리콘 중심 사업을 펼치며 화장품 원료용 실리콘 등으로 세계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KCC 인수 후 바실돈은 2011년 대비 2017년 매출액 43.3%, 영업이익 122.8% 등 큰 폭으로 성장해 성공적인 M&A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3일 정몽진 KCC 회장(왼쪽 네번째), 임석정 SJL파트너스 대표(왼쪽 다섯번째) 잭 보스 모멘티브 대표, 브래들리 벨 이사회 의장 등이 모멘티브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KCC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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