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정부가 ‘3대 매가프로젝트’의 핵심인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 기반을 마련하는 등 인프라 조성에 힘쓰는 가운데, 이에 앞서 반도체 공장(팹) 설립 속도전을 벌였던 대만과 일본 사례를 참고한 정책 지원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들 국가가 동시다발적인 인허가와 전력·용수·도로 등 인프라 조성에 집중해 공사기간을 단축시켰던 만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유사한 지원 체계를 우선 갖춰야 한다는 진단입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건설 중인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팹) 모습. (사진=연합뉴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는 호남권·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날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서울 중구 한국전력 경인건설본부에서 ‘호남권·용인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전력공급 협약식’을 열고,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 공급 협약 1건과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일반산업단지 전력 공급 협약 2건 등 총 3건의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정부와 한전은 기업 투자 일정을 고려해 누적 6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을 공급하고, 용인 국가산단·일반산단은 2041년까지 단계적으로 14GW 규모의 전력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팹 가동에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인 만큼, 본격적으로 전력 공급 기반을 마련하는 모습입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공장 속도전의 관건으로 전력·용수 등의 인프라 조성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전날 곽노정
SK하이닉스(000660) 사장은 경기 용인 일반산업단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 특별위원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장 방문 및 간담회’에서 “사업 확장 과정에서 용수 등 기반시설을 일개 기업의 힘만으로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선행 사례인 대만과 일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대만의 경우 정부가 과학단지를 직접 개발·관리하면서 전력·용수와 인허가를 함께 처리하는 방식을 추진해 완공 속도를 높였습니다. 특히 TSMC의 가오슝 팹22가 들어선 난쯔 지역은, 중앙정부가 아닌 가오슝 시정부의 환경영항평가 심사로 약 한달 반 만에 심사를 통과해 행정 소요 기간을 단축했습니다. 또 하수와 산업 폐수를 정화한 재생수를 산업용수로 활용하는 등 용수 공급량도 늘렸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벤치마킹 사례로 지목한 TSMC의 일본 구마모토 공장의 경우, 불과 22개월 만에 공장을 완공했습니다. 이는 대규모 인력이 3교대로 24시간 공사에 투입됐을 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용수 인프라 확충, 중앙정부의 인프라 지원 교부금 제도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의 입지 조건의 핵심은 전력과 용수인데, 이런 인프라를 지원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들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인프라는 반도체 공장의 선결 조건이기도 한 만큼 인허가 단축과 인프라 조성에 속도를 내야 대만과 일본처럼 단기간에 공장을 설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