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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완 BNK 회장, 취임 1년…실적 챙기고 신뢰회복 못해
비은행·비이자 부문 강화…조직 체질개선 '매진'
채용비리 등 의혹 여전…DGB·JB금융 도전장도
2018-09-26 11:26:25 2018-09-26 11:26:25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김지완 BNK금융지주(138930) 회장이 오는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9월 사상 첫 외부 출신수장으로 등판한 김 회장은 지역에서 시작해 글로벌 5위의 금융그룹으로 도약한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을 롤 모델로 내세우며 체질개선에 매진해왔다. 엘시티 특혜대출과 주가조작 파문 등으로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지난해 9월 취임식에서 김지완 BNK금융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BNK금융
1년간의 성과는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BNK금융의 당기순이익(지배지분)은 3576억원으로 지방금융지주사 순익 1위를 유지했다. 당기순익은 작년보다 8.1%(269억원) 늘어난 규모로, 수익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07%포인트, 0.21%포인트 개선된 0.78%, 9.80%로 집계됐다.
 
그룹의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9% 확대된 1조1689억원, 수수료 부문 이익은26.2% 오른 1103억원으로 조사됐다. 지역 경기 부진에도 핵심이자 등 수익성 개선이 이뤄진 셈이다.
 
여기에는 김 회장의 계열사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앞서 김 회장은 '기존의 은행 중심 체계는 무너질 것'이라고 평가하며 은행과 비은행, 비금융 및 ICT기업과의 융합을 강조해왔다. 그는 특히 다년간의 증권업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투자금융(CIB)와 자산관리(WM) 부문을 확대하는 한편 증권, 자산운용, 캐피탈 등 비은행, 비이자부문도 강화해왔다.
 
실제 김 회장은 취임 후 BNK투자증권에 대해 2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하며 덩치를 키웠으며, 기존 부동산금융 주선 역할을 하던 IB부문을 채권발행(DCM), 주식발행(ECM), 구조화금융, 대체투자 등으로 확대 개편했다. 또 부산과 서울에 CIB센터를 잇달아 열며 그룹 계열사와의 연계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주 계열사인 부산·경남은행의 업무 프로세스와 IT시스템은 하나로 통합해 ‘투뱅크-원프로세스’를 구축했으며,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선 BNK자산운용을 완전 자회사화하고, BNK캐피탈을 중심으로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카자흐스탄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나서고 있다.
 
조직 정비에도 힘썼다. 채용비리와 주가조작 파문 등으로 전임 회장이 구속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떨어진 그룹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취임 직후 조직개편과 경영진 인사를 단행하며,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왔다.
 
특히 지주가 그룹의 주요 업무를 통합·관리하는 매트릭스체계를 도입해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고, 그룹 시너지사업을 맡을 시너지추진부와 글로벌사업지원부, 디지털사업지원 등도 신설했다.
 
그러나 갈 길은 아직 멀다.
 
부산·경남은행을 둘러싸고 채용비리와 금리조작, 북한산 선철 연루 의혹 등이 잇달아 제기된 데다 주가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해서다. 현재 부산은행에서는 경영진 일부가 채용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며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경남은행은 북한산 석탄 밀반입 수입업체에 신용장을 발급해준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 지방금융 1위를 탈환하기 위한 여타 지방금융지주사의 도전도 만만찮다.
 
실제 DGB금융지주(139130)는 최근 하이투자증권 편입을 승인받으며 종합금융지주사로 도약에 나섰으며, JB금융지주(175330) 또한 광주은행 완전 자회사화를 통해 그룹 역량 제고를 추진하고 있다.
 
지방금융 한 관계자는 “단시간 내에 순익을 좁히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각 그룹 차원에서 M&A 등을 통해 수익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지방금융 1위) 탈환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향후 지방금융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김 회장은 신뢰회복을 위해 금융 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책임경영 의지를 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 20일 김 회장은 경영진들과 함께 지역사회와 지역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리더’에 가입했으며, 최근에는 ‘소비자보호 중심주의’를 천명하며 시니어 등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과 권익보호에 힘쓰기로 했다. 이밖에 취임 후 총 7차례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경영실적 개선과 주가부양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BNK금융 관계자는 “해외기관 등을 대상으로 BNK금융을 적극적으로 알리려고 한다”며 “조직 혁신을 위해 ‘백년대계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소비자 보호와 함께 계속 문제가 됐던 채용비리 등도 재발하지 않도록 온라인 면접, 외부 위탁 등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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