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차원 노조와해' 공작…삼성 전·현직 임원 등 32명 기소
검찰 "그룹 미전실 인사지원팀 주도…전사적 역량 동원된 조직범죄"
입력 : 2018-09-27 14:00:00 수정 : 2018-09-27 15:10:26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삼성그룹의 노조 와해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전 삼성전자 노무 담당 임원과 전 미래전략실 노무담당 부사장 등 32명(구속 4명 포함)을 재판에 넘겼다. 
 
종합상황실 구성도. 사진/서울중앙지검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수현)는 27일 오후 2시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와해 사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목모 전 삼성전자 노무 담당 임원 등 4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이모 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강모 전 미래전략실 노무담당 부사장, 박모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 등 노무 담당 임직원과 협력업체 대표를 같은 죄 등으로 기소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등의 불법파견 혐의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했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창업 초기부터 이어져 내려온 '무노조 경영'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그룹 미전실 인사지원팀이 주도해 노조와해 공작을 총괄 기획하고,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에서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를 실행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삼성그룹은 ▲협력업체 폐업과 조합원 재취업 방해 ▲차별대우, '삼성관리'를 빙자한 개별 면담 등으로 노조탈퇴 종용 ▲조합활동을 이유로 한 임금삭감 ▲경총과 공동으로 단체교섭의 지연 불응 ▲채무 등 재산관계, 임신 여부까지 사찰 ▲불법파견을 적법한 도급으로 위장 ▲경찰·협력업체·고 염호석씨의 부친 불법행위에 가담시키기 등의 온갖 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2013년 6월부터 이듬해 3월쯤 노조설립 단계에 있거나, 노조 활동이 활발한 협력 업체를 상대로 삼성전자서비스에서 미리 마련한 시나리오에 따라 폐업을 하도록 하는 기획폐업을 실행했다고 파악했다. '노조 가입=실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폐업된 업체의 직원 중 비노조원은 타 협력업체로 재고용되도록 알선해주고, 노조원은 재고용 알선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협력업체에 재고용하지 말도록 요구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또 협력업체 대표에게는 기획폐업 등에 응하는 대가로 자문료 명목으로 가장해 거액의 금품을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그룹은 2013년 6월부터 2016년 11월 사이 그린화 전략의 일환으로 업무 전환, 징계 및 실적 압박, 잔특근 미배치 등 일감 안주기, 개별면담, 표적 감사 등을 통해 노조 탈퇴를 회유·종용하고, 월별로 협력사별 조합원 증감 현황을 취합·관리하고 탈퇴실적을 높이도록 독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더불어 조합활동을 이유로 수리단가가 높은 차 수리 요청을 접수받은 콜센터에서 조합원들에게는 이를 배정하지 않거나 잔·특근 시간 축소 등 업무시간이 줄어들도록 조정함으로써 월수입 감소를 초래하는 방식으로 불이익한 처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가 2013년 11월부터 2015년 6월 사이 협력업체 대표 2명에게 기획 폐업을 빨리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과 함께 그 대가로 7700만원~ 1억 3000여만 원을 법인 자금을 횡령해 지급했다고 보고 있다. 2014년 5월에는 고 염호석씨의 자살로 인해 노조 탄압 사실이 대외적으로 알려질 것을 두려워하며 염씨의 아버지를 회유해 유서에 따른 노동조합장을 치르지 않도록 합의하면서 그 대가 등으로 법인 자금을 허위 명목으로 조성해 6억80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사건은 전사적인 역량이 동원된 조직범죄의 성격을 갖고 있고, 장기간에 걸쳐 다수의 근로자에게 피해를 입힌 것으로 사안이 중하다"면서 "불법행위에 직접 가담한 주동자들을 대거 기소해 엄정한 대응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수사가 장기간 이뤄진 반헌법적 범죄에 대한 엄중한 사법판단으로 불법·폭력·대결 구도가 아닌 합법·타협·양보의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는 데 일부라도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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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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