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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리스크' BBQ, 호식이두마리치킨 전철 우려
윤홍근 회장 횡령 혐의 수사…실적·가맹사업 영향 불가피
2018-12-23 06:00:00 2018-12-23 06: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의 횡령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오너 리스크' 영향을 받을 우려가 나온다. 아직 수사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의 진행 상황에 따라 지난해 최호식 전 회장의 성추행 혐의로 실적과 가맹 사업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은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1일 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8일 윤홍근 회장의 자녀 유학자금 횡령 혐의와 관련해 서울 송파구에 있는 BBQ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회계서류와 관련 계좌 등 증거를 확보했다. 회사 관계자 등 참고인 조사 이후에는 윤 회장에 대한 피의자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만일 윤 회장이 기소되거나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경기 불황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BBQ도 적지 않은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BBQ는 지난해 말 기준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가맹점 수가 1659개로 치킨 프랜차이즈 중에서 가장 많았다. 하지만 매출액 기준으로 BBQ는 지난해 2353억원을 기록해 교촌F&B(3188억원), bhc(2391억원)에 이어 3위였다.
 
앞서 최호식 전 회장은 지난해 6월 20대 여직원에게 신체 접촉을 하는 등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고, 그해 11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최 전 회장은 논란이 불거지자 사과문을 발표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17일 열린 최 전 회장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1심 선고는 내년 2월14일 진행될 예정이다.
 
최 전 회장이 기소됐던 지난해 호식이두마리치킨의 매출액은 528억원으로 전년보다 8.79% 줄었고, 영업이익은 79억원으로 전년보다 35.53% 급감했다. 비슷한 수준의 가맹점을 보유한 굽네치킨이 2016년 말 949개에서 2017년 말 1006개로 1000개를 돌파한 것과 달리 호식이두마리치킨은 같은 기간 935개에서 884개로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호식이두마리치킨만 해도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아 지난해 사건과 관련한 업계 내 반향은 별로 없는 편이었다"라며 "하지만 BBQ 정도의 규모라면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브랜드가 있는 레드 오션 업계이다 보니 일반 소비자가 느끼는 부정적 인식도 클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처음 횡령 의혹이 불거진 이후 가격을 인상을 단행한 것이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었고, '악재를 악재로 덮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라면서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가격 인상에 이번 오너 리스크까지 더해지면 가맹점주의 불만도 증폭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홍근 회장의 회삿돈 횡령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제네시스BBQ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건물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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