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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유통 결산)원브랜드숍 지고 '멀티숍' 떴다
올리브영·시코르 두각…프리미엄·더마 화장품도 인기
2018-12-24 14:48:09 2018-12-24 14:48:09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올 한해 화장품 업계는 H&B 스토어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사드 상처가 아물지 못한 원브랜드숍은 경쟁에서 밀려났으며 그 자리를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등 기존 H&B 스토어와 시코르, 라코스메띠끄, 부츠,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 등 신흥 뷰티 플랫폼들이 메웠다.
 
H&B 스토어가 부상한 데는 여러 요인이 겹쳤다. 우선 MD 구성이 화장품에서 식품, 뷰티 기기, 간편 생활용품 등으로 다양하게 확장된 것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체험형 매장이 늘어나는 유통업계처럼 뷰티업계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온라인에서 흥행한 중소 화장품들을 판매하는 H&B 스토어가 오프라인 체험형 매장 역할을 하며 구매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국내 H&B 스토어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6320억원에서 지난해 1조7000억원 가까이 성장했으며 올해는 2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올리브영 매장(위)과 시코르 매장(아래). 사진/뉴스토마토·신세계
 
특히 기존 점포 3사(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중에서는 올리브영이, 신흥 채널에서는 시코르가 두각을 나타냈다. 1999년 일찌감치 H&B 사업에 진출한 올리브영은 약 65%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그 뒤를 랄라블라, 롭스 등이 뒤쫓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지난 3월 GS리테일은 야심 차게 왓슨스에서 랄라블라로 브랜드명을 변경해 1위 추격에 나섰지만 최근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롭스 역시 '롯데슈퍼 with 롭스'라는 하이브리드 매장에만 시동을 걸었을 뿐 지난 1월 선우영 롭스 대표가 밝힌 매장 50개 추가 출점·매출 50% 신장 계획에서는 멀어졌다.
 
시코르는 프리미엄을 내세워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 2016년 말 대구 신세계백화점에 첫 매장을 낸 신세계백화점 시코르는 기존 H&B 스토어가 갖고 있지 않은 프리미엄 브랜드 위주로 MD를 구성했다. 한국판 '세포라'라고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시코르는 20호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로드숍은 설자리를 점차 잃어갔다. 시장에 가장 충격을 안겨준 것은 지난 10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스킨푸드' 였다. 스킨푸드는 1세대 로드숍 중 하나로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문구로 큰 인기를 얻었으나 노세일 정책 및 사드 여파로 쓰러졌다. 스킨푸드의 몰락은 원브랜드숍 전체의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상반기 기준 에이블씨엔씨, 에뛰드, 토니모리 등은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최근 들어 미샤가 '미팩토리'를 인수하고 토니모리는 모스키노와 콜라보레이션, 네이처리퍼블릭은 이탈리아로 해외 진출을 화장하는 등 실적 반등을 위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카테고리별로는 프리미엄과 더마코스메틱이 인기를 끌었다. LG생활건강은 매스브랜드에 속하는 '더페이스샵' 중국 매장을 철수하게 됐지만 럭셔리 브랜드 '후'와 '숨'으로 인기를 끌며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줬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도 좋은 성적을 냈다. 화장품 업계서 '성분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더마코스메틱도 약진했다. 더마코스메틱은 더마톨로지와 코스메틱을 합친 신조어로 의약품 기능을 갖추고 있어 화장품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LG생건 등이 진출해 있으며 지난 7일에는 현대백화점이 더마 코스메틱 편집숍, '코스메플레이스'를 론칭하기도 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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